소소한쥬씨/소소한 조잘조잘

언니는 태생부터 글러먹었어.

소소한쥬씨 2017. 11. 24. 09:14



어제 집에 가니 둘째가 반달가슴곰 잠옷을 입고 누워있음.

(요즘 가슴반달곰에 꽂혀서 가슴반달곰이라 놀림.)



-왔냐. 왜 이렇게 일찍 왔냐.



-나 원래 이 때 들어옴. 오늘 쉼?



-ㅇㅇ. 벌써부터 출근하기 싫다.



-ㅇㅇ.나도.



-언니. 일산 안 갈래? 나 심심.



-ㄴㄴ 귀찮. 밥 먹고 씻고 낮잠잘거임.



-아 왜. 나 혼자가기 심심하단 말야.

그리고 일산에 있는 카페에 겁나 잘생긴 직원있음.

언니 잘생긴 사람 좋아하잖아.



-오.



-가자.


-ㄴㄴ 낮잠자야함.



- 잘생긴 사람 실제로 보고싶다며. 그래서 몬엑보러 콘서트 간 거 아님? 마라톤도 하고.



-ㅇㅇ



-가자.



-ㄴㄴ 낮잠자야함. 예정된 스케줄이 아닌 이상 나가지 않는다.

몬엑은 내가 적어도 2주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나간거임.

이거 진짜 사랑아니냐. 사랑이 아니고선 이럴 수가 없다 내가.



- ...다른 사람들은 더 많이 걔네 보러 가지 않나.  님은 사랑 운운할 자격없음.

언니는 앞으로 잘생긴 사람 보고 싶다는 말 하지마라.

집에만 쳐박혀 있으면 잘생긴 사람이 우리집 문이라도 부시고 들어올 줄 아나.

학원도 나가기 싫다고 인강이나 들을 놈.



-... 어떻게 알았음? 나 요즘 인강 들음.




-언니는 진짜 태생부터 글러먹었다....



- 난 피곤하다면서 쉬는 날만 되면 미친 각설이마냥 돌아다니는 네가 더 이해안감. 

집이 최고야. 이불이 최고야. 밖은 너무 춥고 무서워.



- 그런 사람이 한번 나가면 새벽에 나가고 새벽에 들어와?



-나갈때 한번에 다 해결해야해. 겸사겸사. 집 들어오면 끝이야.



- 암튼 니는 이제 내 앞에서 잘생긴 남자 타령하지 마라.



집순이와 각설이의 대화. 각설이는 너무 부지런하다. 

공부도 꼭 밖에 나가서 함. 집중 안된다고.

옷이 불편하면 공부 잘 안 되던데. 조용해서 잠이 더 잘오궁...

집에서 음악 틀고 휘뚜루마뚜루 퍼질러 누위서 하는 공부가 제 맛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