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쥬씨 2017. 11. 28. 08:54



아 너무 졸리다.

어제는 세시간 오늘은 네시간.

이게 무슨...

평소의 절반도 안되는 시간을 잤어...

예전에 과제할때나 야근할때는 어떻게 살았나 몰라.

그때는 몇개월을 두세시간만 자도 살아남았는데.


5개월전. 스테로이드를 끊었다.

그리고 면역억제제를 먹기 시작했다.

스테로이드를 복용할때는 아픈 사람치곤 혈색이 과하게 좋더니

지금은 생애 처음으로 여드름도 두세군데 나보고

얼굴에 오돌토돌 뭔가 많이 났다.


제일 중요한 건. 잠. 잠이 너무 많아 졌다.

원래도 잠이 많아 쉬는 날에 잠을 몰아 자는 편인데

지금은 시도때도 없이 졸리고 자도자도 피곤하다.

열시간을 자고 일어났는데 3일은 밤 샌 것 마냥 피곤하다면 말 다했지.


불명증이 자주 오는 나에게는 좋다고 생각했다.

얼마가지 않아 그것이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여전히 꿈을 많이 꾸고 잠을 깊게 자질 못한다.

꿈속에서 시달리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알바를 끝내면 낮잠을 자야한다. 잠을 견디기 힘들다.

지금도 나 좀 기절할 것 같은데..

자리를 잡고 본인의 길을 대부분 잡아가는 시기에

나는 잠을 자고 있다. 조금 조바심이 난다.

머릿속은 자꾸 현실을 빠져나간다.

그래도 내가 있는 곳은 이곳이니 정을 붙여보려 애써본다.


잠을 너무 많이 자버린 날,

꼴랑 두세시간이지만 그래도 나름 한다고 한 공부가 머릿속에 하나도 남아있지 않는 날,

조바심을 내면서도 게으름을 낙천적인 성격으로 포장을 하는 그런 한심한 날,

잠시 나를 위로하러 온다.


그래도 조금 다행인 것은 졸리기만 하고 아프진 않다는 것.

아프면 이런 것도 쓸 머리가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다.

무언가를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이 지금 이 상황에서 제일 마음에 든다.


계속 할 수 있는 무언가가 더 생겨났음 좋겠다.

그러기 전에 약도 좀 끊고 싶고.

약 때문에 내가 굴을 먹을 수 없잖아...

이제 슬슬 다시 금연도 하고... 하등 좋은 것이 없으니.


내 처지를 비관해봤자 뭘 하겠나. 

사람이 살려고 태어났는데 이왕 사는 거 기본은 하고 살아야지.


는 월급 루팡의 딴짓.

이제 잠 다 깼으니 일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