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쥬씨/헛소리대행진
옥상에서
소소한쥬씨
2015. 12. 30. 23:26
해는 기울고
나는 스르르 황혼에 젖어든다.
나는 이곳에 서있다.
아직까지는.
결국 하늘은 빛을 잃었다.
나는 이곳에 서있다.
한 시간만 더 숨 쉬어야지.
한 시간만 더 눈에 담아둬야지.
한 시간만 더
한 시간만 더
한 시간만 더
정말 딱 한 시간만 더.
싸늘한 새벽
나는 이곳에 서있다.
하늘은 다시 빛을 찾고 서서히 빛난다.
따스히 일렁이는 금빛에
얼음이 녹아 눈물이 흐른다.
나도 모른다.
왜 그리 따스한지.
정말 모른다.
그래 이것만 보고 가자.
진짜 이것만.
제발 이것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