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잘조잘
1.
이틀을 내리 잠만 잤다.
물론 알바는 나갔지. 한달 벌어 한달 사는 이는 무책임하게 안 나갈 수 없거든.
그리고 내가 안 나가면 여기 전산 아무도 못 함ㅋㅋㅋㅋㅋㅋ
그럼 내가 돌아왔을때 그동안 쌓인 일을 해야하잖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나가기 싫었는데 그래도 알바라도 해서 다행이다.
사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운동도 안 하고 먹지도 않고 그네도 안 탔다.
그냥 내리 잠만 잔 것 같다. 자고 또 자고 알바갔다 와서 씻고 또 자고.
중간중간 누워서 천장도 보고 눈물도 찔끔 짜봤다.
무기력했다. 너무.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이유는 모른다.
눈을 뜨는 것이 괴롭다. 그냥 잠만 자고 싶다. 사실 지금도 졸리다. 자고 싶어. 이것도 쓰기 싫다.
그래도 안돼. 운동시작 한지도 얼마 안 되었음. 이것도 제대로 쓰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됨.
한번 우울해지면 몇달은 가고 계속 고여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빠져 나와야 한다.
이런 작은 일상조차도 못 지키면 난 진짜 답이 없어.
2n년 동안 나름 이것저것 시도해봤는데 이 방법이 제일 나은 것 같아.
지금 열심히 이걸 썼으니 집에 가서 음. 간짬뽕을 먹자. 그리고 울며 겨자 먹기로 운동하자.
우울함을 제대로 위로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조차도 남에겐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사람마다 다 다르니까 내가 하는 위로가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안아주는게 좋더라. 근데 안아 줄 사람이 없다. 말하기 쑥쓰러워. 그리고 진짜 없어.
동생놈들은 내가 껴안으면 질색한다. 근데 우울하다 하면 걱정할 것 같다.
아빠랑 둘째 집 올때 환영의 춤을 핑계로 안번 안아줘야지. 오늘은 격한 환영의 밤이다.
위로는 셀프 위로가 답. 오늘은 특별히 순자와 옥자를 양 옆구리에 끼고 자야지.
2.
이틀동안 화장을 안하고 출근하니 아주머니들이 아프냐고 물어보셨다.
화장을 할 때 입술 색에 힘을 많이 주는 편이다. 볼따구도 붉게 물들이고.
요거 두개 빠지면 애가 퀭해보여. 내일부터는 화장해야지.
3.
집 가는 길에 새콤짱을 사가야겠다.
별로 먹고 싶지는 않은데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근데 새콤짱.. 왜 한 곳에서만 팔아? 내가 굳이 거기까지 가야 하잖아...조금 귀찮다.
4.
동생에게 카톡 보내 놓음. 네가 쉬는 날 옷장을 정리하겠다.
동생 질색팔색 하며 빠져나갈 궁리를 한다.
너 이틀 연달아 쉬는 거 다 알아. 약속 잡기만 해봐라. 하루는 나와 무조건 옷장정리 해야해.
내가 어제 너 중학교때 입은 바지 버릴라는데 엄마가 네거라고 버리지 말라 해서 얼탱이 터졌거든.
너 안 입는다며. 그냥 네가 버려 엄마가 자꼬 버리지 말래.
평소에 내가 정리한 거 안 흐뜨려 놨으면 이렇게 정리 할 일 없잖아...
5.
기분 전환 삼아 잠금화면은 현우를, 안에 배경화면은 토끼 미냑으로 설정함.
진짜 내 폰은 내 것이 아니게 되었다. 그냥 너희가 가져....
금요일에 잠실 핫트가서 몬스타엑스 앨범을 사고 팬싸에 응모하자.
간 김에 맛있는 것도 먹어야지. 이야 빡빡한 스케줄이다.
아 그리고 팬미팅도 시도해볼거다. 안 되겠어 나는 가야겠어. 거기에 내자리가 있기를.
나 왜 아직도 공식 아니냐. 3기 꼭 들고 말거임. 일반예매 할 생각에 정신이 아득해짐.
팬레터 보내는 거 좀 그런가. 팬카페에 올리는 건 도저히 창피해서 못 하겠고...
팬레터를 보내본 적이 없어서 확신이 안 선다.
보긴 볼까. 안 그래도 많이 받을 텐데. 글씨 예쁜 팬들 많겠지. 난 글씨 개발새발인데.
나도 좋은 말 해주고 싶다.
와 나 지금 엄청 철 없어 보여. 어째 날이 갈수록 철이 더 없어지는 느낌이냐.
어쩔 수 없어.. 덕후는 나이를 가리지 않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