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잘조잘
1.
에어로빅 반 아주머니들의 크리스마티는 생각보다 귀엽다.
일단 드레스코드가 레드라고 운동복을 빨간색으로 맞춰 입거나 하다못해 양말을 빨간색으로 신고 오심.
팔목에는 트리 장식할때 쓰는 반짝이 줄을 잘라 만든 팔찌를 하나씩 나눠 차고 루돌프나 산타 머리띠를 나눠 쓰심.
다들 콧노래를 부르며 들어가시는데 그게 너무 귀엽고 뭔가 찡하고 그랬다. 이유는 모르겠음.
처음엔 과자 두박스가 오더니 그 다음엔 귤 두박스 캔맥주 두박스 김밥 30줄 콜라 두박스가 줄줄이 들어옴.
한시간을 열심히 에어로빅 하시더니 한시간은 드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간에 오셔서 나에게도 주심.
...너무 많이 주셨는데요... 그래? 그럼 나눠먹어~ 좀 더 줄게. 하고 더 주심.ㅋㅋㅋㅋㅋㅋㅋ
덕분에 일하는 내내 조금씩 줏어먹느라 배고플 틈이 없었다. 오늘도 얘네는 나의 피와 살이 되겠지.
맥주를 한 캔 하고 싶었는데 매니저님이 먹기만 해봐라... 하고 지켜보셔서 그냥 냉장고에 넣어 놓고 옴.
아니 맥주 한 캔은 그냥 음료 아닙니까... 시무룩.
2.
잠실 팬싸를 위해 잠실 다녀옴. 그래도 앨범만 사서 돌아오는게 아니란 사실이 그나마 마음이 덜 허전하게 했다.
하지만 앨범 4장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어깨 빠지는 줄.... 많이 산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뭐이리..
간 김에 쎄시랑 뭐냐 그 나일론 잡지도 사려했는데 품절.. 나는 왜 항상 품절 되고나서 찾으러 다니는 걸까.
한편으로는 이렇게 무거운데 걔네도 있었음 중간에 내 짐을 하나씩 버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판 헨젤과 그레텔이 내가 될 뻔.
융융은 나같은 덕후가 아니라서 팬싸 응모하는 것을 처음으로 구경함. 굉장히 신기해 하더군.
3.
응모를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둘다 잠실에는 많이 와보진 않아서 롯데몰 안에서만 있었다.
그나저나 롯데 타워 이거 말로만 들었는데 처음으로 봄. 엄청 크고 좀 흉물스러웠다.
까끌까끌한 고등어 같은 느낌이었다. 칼로 비닐 벗길라고 역방향으로 쓰다듬은 느낌.
아 그리고 롯데하고 뽀로로 뭔 일 있냐. 여기저기 뽀로로 있던데...
이렇게 뽀로로가 많으니... 저도 함 찍어봤습니다....
바람이 너무 불었다. 내 입은 왜 저러고 있으며 저 오갈데 없는 손은 대체 뭐란 말임..?
뽀로로 왜 핸들만 붙잡고 있는가... 뽀로로도 운전할 줄 아는 세상에서 나만 운전면허 조차 없다니...
아 어디였는지 까먹었어. 암튼 파스타와 피자를 먹으러 갔다.
원래는 인도카레나 쌀국수 먹을라 했는데..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있어야지.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사진을 알차게 찍어댔다. 남는 것은 사진 뿐...
약간 옹졸한 족제비 같기도 허궁....ㅎ
내 폰으로 찍은 사진. 같은 아이폰 7인데 내 거 화질 왜 이러냐....
이쯤되면 사진찍을 때 입술 내미는 것을 습관으로 봐도 될 것 같다. 저놈의 주디를 안 내민 사진이 없네.
다른 표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네 왤케 힘 없이 찍혔냐....ㅋㅋ.ㅋ.ㅋ.ㅋ.. 시무룩한 것 같은데ㅋㅋㅋㅋ
앞으로 음식 사진은 내가 찍는 걸로.
오 나름대로 인생샷 건진 것 같아서 자랑하려고 하나 올려봄.ㅎㅎㅎㅎ히히
턱을 좀 가리니까 이쁜 것 같기도 하공.... 겨울엔 좀 가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구만.
가는 길에 옛날 전차가 있길래 전차 아즈씨랑 기념사진 찍음. 소소...새침하네...ㅎ..ㅎ...
추억의 게임이라 해서 오백원짜리 두 개 넣고 해봤는데
난 시작하자 마자 발림... 나 원래 게임 잘 못 해... 사실 오락실 게임 할 줄도 모름. 적극참여만 함.
융융은 나를 이기고 나서 기계한테 신나게 털리는 중이다.
1층에 나오니 대왕 트리가 있었다.
번쩍번쩍 빛나면서 노래가 나오는데 오. 멋있었다.
사진엔 그 멋짐이 담기지 않아서 아쉽다. 나중에 융융한테 동영상을 달라고 해야지.
여기가 빌즈 본점이라고 했었나.
마무리는 핫케이크와 초코셰이크. 단 거 최고야. 맛있어 최고최고.
핫케이크를 좋아해서 만들어 보려 했지만 나는 저렇게 안 나오던데...
그리고 무거운 가방을 이끌고 집으로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