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잘조잘
1.
음. 지금 매화수를 두병을 마셨다.
그래서 조금 졸리다. 사실 많이 졸려.
콤퓨터 키기 귀찮다. 언제 키고 언제 로그인해..
모바일로 쓸 때는 이걸 가운데로 정렬하는 방법을 모르겠다.
삼겹살을 먹으니 술이 조금 땡겨서 마셨다.
그러다 보니 두병을 마셔서 졸리다.
사실 맥주 한 잔만 마셔도 졸리기 시작한다.
술을 마시면 무조건 샤워를 하는데
샤워를 하면서 항상 후회한다.
아 졸린데 잠이나 잘걸. 꼭 샤워를 시작하면 후회한다.
뜨거운 물이 몸에 닿으면 더 노곤해져서 그런 듯.
아까도 조용히 잠이나 잘걸 내가 왜 이러고 있지 싶었다.
그래도 샤워를 하고 나니 너무 좋다.
다만 술을 먹으면 행동이 느려져서 씻는데 더 오래걸림..
이불도 따뜻하고 나도 기분이 좋고..
2.
사실은 아까 조금 속상했어.
나는 어느정도 나이를 꽤 먹었다.
남들 한창 취업해서 일 할 나이에 알바를 하며 지내고 있다.
나도 일을 계속 하고 있었으면 대리든 팀장이든 뭐든 달고 있었겠지. 나는 나 나름대로 이것저것 하며 상실감을 채우고 있었는데.
오늘 친척 결혼식을 갔다 온 부모님의 모습에 조금 속상했어.
큰딸은 뭐하고 지내요?
라는 질문에 뭐라 답을 할 수 없던 부모님.
그 모습을 전해듣는 나는?
애가 아파서..라고 말하기엔 내 나이가 많지.
그렇다고 그 전에도 전문적인 일을 한 것이 아니니까
그냥저냥 회사 다니다 병들어 겨우겨우 알바나 하며 내 코가 석 자인 것이 전부인 생활.
-엄마. 나 회사 다닐까.
-됐다. 그러다 또 아플라. 요양이나 더 해.
-그래도. 이미 나이 때문에 받아주는 곳도 많이 없을걸 빨리 뭐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너 그렇게 회사 다니다 입원한게 몇번이야. 그냥 좀 더 요양해.
사실 나도 마음이 좀 급해.
이러다 아무것도 아니게 될까봐.
엄마도 내가 뭐하고 사는지 남한테 말하기 좀 그렇잖아.
나도 사실 그렇거든.
가끔 나를 탓하는 듯한 그 말 한마디에 고민이 많아진다.
내가 제대로된 사회구성원이 되지 못한 것 같아.
이게 내 자격지심이었음 좋겠는데.
대놓고 속상하다 말씀하시면. 나는..
신경쓰지 말자. 나를 위해 살자.
그렇게 나를 다독여도 조금은 씁쓸할때가 있어.
나는 지금 내가 너무 좋은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음 좋겠는데.
3.
오랜만에 잠을 오래잤다. 거진 12시간을 넘게 뻗어 있었는데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아 조금 찝찝하다.
눈을 뜨고 있다고 해도 딱히 뭘 하는 것은 없는데.
그래도 잠으로 하루를 다 보낸 것 같아서 개운한데 찝찝하다.
그래서 빨래를 했다. 열심히 널고 개고 정리했다.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았어.
4.
나는 센베과자중에 땅콩들어간 것이 제일 좋아.
김과자가 제일 싫어 비린내 나.
제리들도 사왔는데 진짜 이건.. 제삿상에서나 보던..
젤리라고 하면 안 됨. 쩨리라고 해줘야함...
눈사람 과자 별로야.. 수박제리나 그 뭐냐 저거..앙쥬.. 우리집서는 앙쥬라고 하는데 저 밤송이 같은 과자만 골라먹었다. 사실 제일 좋아하는 것은 옥춘...다식...
우리집 제사 안 지낸지 오래라 안 먹은지 오래다.
특히 옥춘하고 다식은 충청도서 제사 지낼 때는 많이 먹었는데 전라도식으로 지낼때는 거의 못 본듯..
막내가 함미냐고 놀림.. 야 이게 왜 함미야..
너가 화과자에 아메리카노 안 먹어봤움 말을 하지마..
원래 단 것만 먹는데 케익이나 단 것 먹을때 아메리카노 최고임...
5.
나중의 나를 위해서.
나도 이렇게 좋을 때도 있었고 별로일 때도 있었고
고민하던 때가 있었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좋아했고 많은 것을 싫어 했어. 네가 조금은 덜 심심하기를.
그리고 나쁜 생각 하지 않았으면.
너무너무 심심할때 이것 좀 봐 줘.
사실 이것을 둘러볼 시간이 없었으면 좋겠다.
무서운 새벽감성..무서운 술김에 쓴 글...
아. 매화수는 역시 무서워.
이제는 두 병만 먹어도 너무 힘이 든다.
매화수님..오늘 하루만 봐주세요... 내일 콩나물국 먹을게요... 이 미개한 인간이 또 까먹고 매화수님을 마셨습니다...질못했어요... 다신 까불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