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날을 조잘조잘
1.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설연휴가 지났다.
사실 나에겐 턱없이 짧은 것.. 눈 감았다 뜨니 사라졌어요.... 지금도 너무 졸려.. 집가고 싶어요.. 살려주세요...
딱히 약속도 안 잡았고.. 우리집은 명절에 제사를 안 지내고.. 친척을 만나지도 않음.
걍 설 당일에 외할머니댁만 다녀옴. 아. 졸려.. 어떡하지...
설이 지나고 출근하니 사장이 바뀌어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진짜 얼탱이가 터져서ㅋㅋㅋㅋㅋㅋㅋㅋ연휴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나 여기 패키지냐고ㅋㅋㅋㅋ 여기서 계속 일 할거냐고 안 물어봐? 그냥 그만두지만 말아달라고 하면 되는거여?
나 일하는 동안 사장만 세번 바뀐거 실화냐.. 사장님보다 내가 더 오래 일함.
나 두시간 정도는 낯 가린다고.. 날 힘들게 하지마.. 낯 가리는 거 넘나 힘들엉..
나야 알바비만 꼬박꼬박 잘 나오면 상관 없기는 한데.. 그래도 왜 바뀌었는지 설명 좀.. 궁금하니까...
이번엔 중박이상 치셔서 오래 하시길.. 사장님 바뀌면 이것저것 바뀌어서 내가 힘드니까..
2.
드디어 반년을 묵혀둔 오미자의 진액을 짰다.
오미자 진액은 여름에 물이나 탄산수에 타 먹기 굉장히 좋음. 우리집 공식 여름음료.
오미자 쪼끔 넣고 얼음하고 물 가득 넣어서 흔들어 먹으면 을매나 맛있게요?
작년 오미자 나 혼자 박살냄. ㅎㅎㅎ 그래서 항상 내가 이걸 열심히 하지..
만드는 방법은 별 거 없어서 나도 만들 수 있당.
오미자 주문해서 설탕 그득그득 채워서 6개월 기다림. 그리고 걸러냄. 끝. 기다림만 있으면 만들 수 있음.
파워 영롱하신 오미자님. 천으로 걸러냅니다. ㅎㅎㅎ 보기만 해도 뿌듯함.ㅎㅎㅎㅎㅎㅎ
거르고 나름 찌깨미는 담금소주를 부어 두달정도 묵힙니다.
ㅎㅎㅎㅎ그럼 오미자주 되는거여.
내가 이걸 작년 봄에 열심히 만들어 놓고 가을쯤에 먹을라고 벼르고 있었는데
수술 받으면서 엄마가 지인에게 줘버림. 아니 이거 유통기한 있는 거 아니자나여.... 내가 거진 1년을 기다렸는데....
너무너무 맛있어서 그자리에서 다 드셨다는데.. 하.. 내가 술 욕심은 없는데..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내가 이럴라고 오미자도 사고 담금주도 사고 오미자도 열심히 쥐짜가면서 만들었나...
이번엔 먹고 말거여.. 어차피 과실주는 나만 먹음. 가족들 와인 말고는 잘 안 먹음. 이것은 나의 것...
예쁜 병에 담아서 친구들한테 선물해줘야지...ㅎㅎ 자랑할거야.. ㅎㅎ(강한집착)
이번해는 설탕을 덜 넣어서 3병밖에 안 나옴.. 작년엔 4병 나왔는데.
한 병은 이모 주고 나머지 두 병으로 이번 여름을 책임진다!!
나는 홍초보다 이게 더 맛있엉! 보기만 해도 벌써 여름이다.. 크으...
그리고 뿌듯한 마음으로 냉장고에 넣으려는데...
땋.
땋.
할머니.. 식혜 넘나 많이 주신 것...
갈 곳 없어진 나의 오미자 들이여... 다들 급하게 식혜 한 잔씩 하고 한 병 없애버림.
자리 정리 다 하고 오미자는 안전하게 냉장고로 들어감.
팬싸에 당첨되믄 작은 병에 담아 맛이라도 보라고 갖다주고 싶다..(아직 팬싸 시작도 안 함. 김칫국 사발로 드링킹)
술 먹는 애들한테는 오미자주를.. 술 못하는 민혁이한테는 오미자액을.. 이거 피곤할때 마시면 좋아 얘들아..
건너건너 들은 얘기로는 포장 안 뜯은 음식은 선물로 줄 수 있지만
만든거는 못 준다는데.. 흑흑.. 애들이 이걸 먹어봐야 한다구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3.
내가 첫눈에 반한 순간부터 우리집 스타가 되어버린 민식...
민식.. 그렇게 댜니 등이 좋으냐... 나만의 민식이 되어줘.. 민식... 민식.. 나만 바라봐 줘...
둘의 행복한 한 때... 민식아 행복하니... 내 아련한 눈빛은 이제 신경쓰이지 않는거니...
요즘 민식이만 보이면 물고빨고 장난 아님. 담에 이케아 가면 다른 종으로 하나 사야할 것 같다ㅋㅋㅋ
민식이는 친화력이 좋아서 순자랑도 잘 지냄.
순자도 나름 만족스러워 하는 듯. 아침에 일어나면 얘네부터 정리하고 나옴. 오래가자 얘들아.
순자 맨날 셔누 닮았다고 혼자 세뇌 중. 아니 그렇잖아여..
셔누 좋아하고 나서는 온갖 곰돌이 용품보면 현우 닮은 것 같자나여...
(순자 : 알겠으니까.. 둘 다 좀... 꺼져줬으면...)
잘때 민식이와 순자를 동시에 안고 자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
순자가 좀 짜부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데.. 이미 1년을 나에게 깔려 살아서 괜찮을거야...
잠옷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민트초코 잠옷. (별 거 없음 걍 색이 민트 초코 같아서 그렇게 부름)
4.
어제 벨라시타 갔다가 샌드위치 먹으러 작년 여름에 갔던 카페를 찾아감.
곤트란 쉐리에 였던가... 여기 샌드위치 진짜 맛있어..크루아상은 다 맛있어..
엄마는 샌드위치에 아메리카노. 나는 딸기케익에 뷰티.(음료이름임. 이름때문에 주문한 것 맞음. 딸기+무슨 베리 섞인 에이드였는데...) 댜니는 밀크티에 바게트를 주문함.
원래 케익이고 뭐고 1인 1음료 1음식 아닙니까?
댜니는 다이어트 한다고 버터도 무염으로 주문했으면서 샌드위치도 먹고 케익도 먹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뇸뇸. 넘나 맛있당. 샌드위치 추천추천^^7
생에 처음으로 피어싱도 해봄. 귀걸이만 하나 떨렁떨렁 하고 다녔는데
원래 해보고 싶었던 마음 반. 엄마와 댜니의 엄청난 입김에 홀린듯이 뚫어버림.
뚫을 때 너무 무서워서 손에 땀이 줄줄 흐름. 인중에 땀 맺혀서 창피했음.
소소 - 이거 아픈가요....
직원 - 아뇨 조금 따끔해요^^
소소 - 따끔한 정도가 어떻게 되는지.. 정전기의 따끔인가요.. 주사의 따끔인가요.. 피를 뽑는 따끔인가요..
직원 - 주사보단 안 아파여^^ 너무 걱정하지 마세여^^
소소 - (용기를 되찾음.) 해주십시오.
근데 내가 귀가 커서 그런가 엄청 쪼끄맣게 보인다.. 잘 안 보여...ㅠㅠㅠㅠ
그냥 작게 혹 난 것 같기두 허궁...ㅎ...ㅎ...ㅎㅎㅎㅎ
뚫고 나니 세상 신남. 그래서 마음에 드는 청바지를 질러버림...ㅎㅎㅎ 핑계도 좋다..
일자바지는 처음 입어봐서 이상한가 싶었는데 직원분도 엄마도 댜니도 다리가 길어보인다 해서 사버림..
이제보니 나 엄청 팔랑귀네.. 나중엔 귀로도 날라다니것어..
저녁에 롯데 아울렛으로 넘어가 각자 필요한 봄옷도 하나씩 지름.
원피스가 넘나 깜찍해서 어쩔 수 없었어...
역시 아울렛의 도시..파주... 차만 있으면 살기 편한 도시 파주... 놀 것은 없지만 쉴 수는 있는 도시...
5.
설날에 할머니댁 갔다 집 가는 길에 엄마가 출퇴근하면서 궁금해 하던 카페에 가기로 함.
카페 제이콥이었나.. 새로 생긴 상가건물 9층에 있더라고.
들어가니 가방도 팔고 목걸이도 팔고.. 비누도 팔고.. 암튼 파는게 많았다.
커피 기다리면서 구경함. 천연비누에 잠깐 혹해서 살까 했음.
근데 우리집 이미 천연비누 쓰고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과소비가 될 것 같아 포기함.
카페가 생긴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가 깔끔하고 좋았어.
조오기 구석에 좌식 테이블 하나 있었는데 너무 예뻤어. 만약 다음에 간다면 그 곳은 내자리가 될 것이다.
창가에 앉아서 밖을 보니 운정 호수.. 호수라고 해야하나.. 암튼 그게 훤히 보임.
다 얼어있음. 봄 빨리 왔으면...
내 자몽에이드 맛있다ㅎㅎㅎㅎㅎㅎ 막내는 맨날 요거트 시키고 반도 안 먹음. 왜 시키는거여..
아메리카노도 맛있었다. 티라미수도 맛있었고.. 근데 저거 딸기 무스는 별로.. 내 스타일 아님...
서비스로 머랭쿠키 받았는데 맛있다! 민트맛은 치약같았다.
나름 여유롭게 이것저것한 설날 연휴였던 것 같다.
공부랑 운동을 안 했을 뿐... 어휴.. 공부가 제일 싫어...
사실 연휴 3일은 누워지내고 어제그제 바싹 돌아다닌 것 같아ㅋㅋㅋ
졸리다... 빨리 집가고 싶어.. 집에 보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