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잘조잘
1.
오랜만에 덕후에게 전화 옴.
덕 - 야. 너 야나두 들을래?
소 - ?? 같이 듣는 거? 좋지. 얼마냐.
덕 - 이미 결제는 함.
소 - 아니 먼저 할거냐고 물어보는게 순서 아니냐...
덕 - 결제는 내가 했으니 넌 듣기나 해.
소 - ? 존나 희생의 아이콘 노리세요?
덕 - 아니 내가 남자친구랑 들을라고 결제 했는데. 둘 다 많이 안 들어ㅋㅋㅋㅋㅋ
소 - 그럴거면 결제 왜 했냐고ㅋㅋㅋㅋㅋㅋㅋ
덕 - 공부할라고. 근데 안 들어... 그래서 아까워... 너라도 들어..
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덕 - 밥이나 사셈.
소 - 이건 거의 밥을 위해 영어를 희생한 꼴인데요... 우리 영어로 대화할 수 있게 공부해보자.
덕 - 그게 안 될 것 같으니까 너 들으라고.
소 - 카드 긁은지 한달도 안 되어서 그런 소리하지마ㅋㅋㅋㅋ빨리 들엌ㅋㅋㅋㅋㅋ
덕 - 나도 듣긴 들을거야.. 안 바쁘면...
소 - 야... 이거 영상 하나당 10분도 안 걸리네... 오다가다 하면서 보라고...
덕 - 안 돼... 게임해야해... 내 출퇴근길의 즐거움...
왠지 내 일주일 후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은 뭐지....
안녕.. 인사해.. 너의 일주일 뒤 모습....
2.
미용실에 갔다.
소 - 상한 머리만 좀 잘라주세요.
미용사님 - ㅇㅇ
.
.
.
단발이 되었다.
이렇게 많이 상했을 줄이야... 내 맘도 상당히 상하네....
아니 그래도 내가 어떻게 기른 머린데... 엉엉ㅠㅠㅠㅠㅠㅠ
물론 반년이면 다시 원래 머리길이로 돌아오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애매한 머리 길이야..
당분간 거지꼴로 다니는 걸로 나 자신과 합의봄.
아 이제 날씨 따뜻해져서 예쁜 옷 좀 입을라고 했는데 어쩔수 없이 당분간 또 대충 입고 다니겠넹..
3.
사실 퇴근하는 길에 엄마와 댜니와 막내가 날 미용실로 잡아감.
본인들은 이미 한 차례 머리를 끝낸 뒤였음. 파마도 하고 염색도 하공...
나는 절반의 머리를 열번의 탈색으로 날려버린 뒤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음.
그래서 10분만에 머리를 자르고 그냥 미용실 옆 초밥집으로 초밥을 먹으러 감.
사실 난 회덮밥 먹음.
엄마가 제발 초장 좀 많이 넣으라고 뭐라 하심. 맛없어 보인대...
이게 제 입맛인데용..... 나도 맛있게 먹었다고.. 근데 밥을 좀 많이 넣은 것 같긴 하다ㅠㅠㅠ
댜니와 나는 많이 먹는 편이고 엄마랑 막내는 조금 먹는 편.
그래서 내가 엄마와 막내 사이에 앉아 오만것들을 다 뺏어먹음.
물론 예의를 차려 각자가 좋아하는 초밥은 절대 건드리지 않았음.
그들은 안 먹는 초밥이 많음. 계란 초밥이나 소고기 초밥같은 것... ㅎㅎㅎㅎ 너무 좋앙!
회덮밥에 회가 많아 회초밥을 뺏어먹을 생각은 안 들었음.
사실 모지라면 따로 시키려고 했는데 엄마랑 막내는 진짜... 조금 먹더라...
다같이 부른 배를 두둥두둥 하며 나옴.
이제 후식을 먹으러 가보실까.
평소 댜니가 궁금해 했다는 카페로 감.
안 궁금해 하는 걸로..
밀크티가 없어.. 병음료 말고는... 레몬에이드도... 스프라이트 맛만 남...
그리고 집 가기 전에 올리브영 털러감.
아니 이 놈의 집구석은 밥만 먹고 들어가질 않어...
이제 막 새내기가 된 막내에게 화장품을 사 준다고 열심히 구경함.
정신 차리니 내 손에도 녹차팩 다섯장이 들려있었음.. 이거봐.. 뭐라도 사게 된다니까..
근데 녹차팩 좋음. 아 찾아보니 메디힐 티트리팩이군...
원래 2000원 인데 올리브영에서 심심하면 1000원에 판매하니 꼭 할인할때 사세여.
피부가 난리 났을때 효과 좋음. 민감성에게도 좋은 것 같음.
그리고.. 내가 또... 쓸데없는 것을 하나 산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100만개나 팔렸대... 할인도 한대.. 40%로나 한다구... 이걸 어떻게 안 사요...?
집가서 씻고 팩을 한 후 저걸 칭칭 둘러매고 있으니 엄마가 환자같아 심난하다고 한숨 쉬심.
나도... 나도 ... 브이라인 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