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도 조잘조잘
삼일절. 융융을 만나러 한껏 꾸미고 집을 나섰다.
여태 따뜻하다가 갑자기 추워질게 뭐람.. 오랜만에 얇은 코트 입었는데 너무 추웠다.
새로 산 치마를 입었는데 세상에.. 너무 작아..!! 원래 입던 사이즈로 주문하고 처음 입은 건데
고무줄 치마가 고무줄이 팽팽해져 제 구실을 못했다. 나는 이제 S을 입을 수 없는 몸이야...
무시하고 입고 나왔는데 30분만에 후회했다. 아. 롱패딩이 그립다.
융융이 전에 이태원 갔다가 맛있는 피자집을 발견했다고 이태원에서 보자고 함.
잭슨피자.. 이태원 맛집 쳤을때 한두번 본 것 같기도 하다.
기억이 잘 안난다고 지도를 보며 찾아가는데 와 바람 진짜... 내가 무슨 영광을 얻겠다고 코트를 입고 와선...
한치 앞을 모르고 나온 나를 원망하며 피잣집을 찾음.
10분만에 찾아내서 입성. 2층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감자튀김이랑 수퍼잭슨피자와 페퍼로니 피자 반반 시키고 맥주 한병씩 시켰다.
나 사실 콜라 먹고 싶었는데 피맥하기로 약속 했으니까... 롱보드 뭐시기 맥주 시켰는데 먹을만했다.
치즈와 이런저런 소스가 섞인 감자튀김을 시켰는데. 야 이거 맛있더라.
피자보다 감자튀김을 더 먹은 것 같다.
수퍼잭슨피자는 맛있었는데 페퍼로니 피자는 너무 짰어.. (융융과 나는 싱겁게 먹는 편.)
결국 물한잔과 콜라를 시켜 벌컥벌컥 들이켰다.
피자를 먹으니 안 그래도 팽팽했던 치마가 진짜 터질 것 같고 나는 숨을 못 쉬겠고...
옆에 가고 싶다던 카페에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다려야 한대. 연락처 남기면 연락 준다는데
연락처 남기고 다른 곳 보는데 야 여기는 할 게 카페 밖에 없냐... 몇 없는 카페 마다 사람이 그득그득
너무 추운데 어디 갈 곳도 없고 연락도 안 올 것 같아서 우리는 다른 곳으로 가기로 마음먹음.
신사역으로 옮겨서 융융이 가보고 싶다는 카페를 찾아 나서는데. 없어.
카페가 있어야할 자리에 공영주차장만....
-????? 지도 맞아?
- 잠만 여기 주위인데...
20분을 넘게 주위를 빙빙 돌아도 공영주차장만이 우리를 반길뿐.
우리는 추위를 못 견디고 차선책을 찾음.
근데 거기도 사람이 많더라고. 그래서 바로 앞에 보이는 라뽐므로 뛰어 들어갔다.
딱히 땡기는 것이 없어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초콜릿 뭐냐 저거 아 뭐지 .. 잎사귀... 저거... 겹겹....잎사귀.... 아 뭐였지. 나 저거 아는데.. 아.. 저거...
밀푀유!!! 아 생각났어!!! 아오! 요즘 너무 깜빡깜빡 하는거 아냐?ㅠㅠㅠㅠㅠ
쇼콜라밀푀유를 먹고 싶어서 시켰는데.. 칼하고 포크가 있음에도 너무 딱딱해 자르질 못하겠더라고..
그래서 산산조각내서 먹음. 아주 예뻤지만 먹을때 모습은 안 예뻤당...
위의 닭알같은 아이스크림 많이 안 달고 좋았다. 맛있엉... 밀푀유.. 저거 어디서 많이 먹어본 맛..
마치.. 세계과자 전문점에 있는 밀푀유 파이같은 그런 맛...!!!
하도 저렴한 입맛이라 표현하는 방법이 그닥 좋은편은 아니지만.. 맛있었다는 뜻임.
초코크림도 맛있었다. 먹다보니 안에 망고 같은 것이 들었는지 상큼한 맛도 있더라고
마치... 음.. 제주도 감귤 초콜릿 같은 느낌...? 난 이것도 좋아해...
우리는 밀푀유를 아작아작 씹어대며 5월 둘째주에 가기로 한 일본여행에 대해 토론함.
전날은 내가 항공권을 예약 해놨고. 오늘은 같이 만나 숙소를 예약하기로 했다.
원래 5월 마지막 주에 갈까 했는데 몬스타엑스 콘서트가 있더라고... 혹시 내 자리도 있을지 어찌 알아...?
만약을 위해 그 날들은 스케줄을 비워두기로 함. 내자리 하나 정도는 남겨주라....
내가.. 이런거 가고 싶어서 몬베베 가입했는데....ㅠㅠㅠㅠ 근데 공카 등업 아직 안 됐더라...?ㅠ
빨리 해주세요... 톡톡 보고 싶어서 현기증 나니까....
암튼 열심히 이것저것 찾으면서 숙소도 예약함.
내가 블로그나 다른 후기들을 찾아대며 키워드를 던져주면 융융이 호텔앱에서 찾는 식이다.
결국 난바역 바로 옆에 있는 괜찮은 숙소를 잡았다. 크 좋다. 너무 좋아. 큰 일 다 했다.
이제 가서 뭐 할지 뭐 먹을지를 천천히 정해가면 될 것 같다.
뭐 먹을지가 주가 될 것 같기는 하지만...
아직 일곱시 밖에 안 되었고 딱히 할 것은 없고 춥기도 해서 주변에 있는 만화카페에 가기로 했다.
융융은 전에 보던 거 있다고 그걸 봐야한다 했고 나도 생각해보니 보던 게 있었는데.. 그걸 찾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내가 찾는 것은 없었음.. 놀숲... 힘내서 내가 보는 만화책도 사와줘... 내가 열심히 볼게...
하는 수 없이 예전에 다 본 거 또 봄. 재미있는 건 또 봐도 재미있어.
여기도 깔끔하니 좋구만.
내 발 왜 이렇게 레고같이 나왔냐... 넘나 네모난 것...
치마가 너무 불편해서 지퍼 조금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담요를 덮어놓음. 치마 너무 작고 짧아..
누워서 빈둥빈둥 만화책 읽었당. 콜라 한 잔과 만화책은 정말... 배고팠으면 라면도 먹었을땐테
이놈의 웬수같은 치마.. 내가.. 만화책방 갈 줄 알았으면 이런 거 안 입는건데....
만화방 조명 너무 좋아보여서 사진도 찍어드림. 오늘은 왜 안 찍나 했네.
파블로프의 개 처럼 만나면 사진을 꼭 찍는 것 같다.
그래 한창 예쁠때 사진 못 찍어둬서 한이었었지... 나중에 보면 지금도 엄청 예뻐 보일거야.
요즘 사진 앱들은 재미 있는 것이 많다.
하지만 파란 렌즈는 사지 않는 것이 좋겠어. 융융은 예쁜 것 같은데 나는 영... 누가봐도 합성 같다.
너무 무섭게 생겼구여... 너무 무섭고... 눈이 너무 무서웡....
저렇게 생긴 안경을 하나 살까 싶었다. 원래 둘 다 안경쓰는 애들이라 그런지 위화감이 1도 없네.
몇장 찰칵 거리고 아무 일 없는 듯 다시 만화책을 읽었다.
융융 하나만...!! 하나만...하면서 ㅋㅋㅋㅋㅋㅋ계속 가져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거면 걍 여러개 가져오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이미 읽은 책이라 재미있었던 부분만 가져와서 읽음. 크 역시 해피엔딩 최고최고!!
융융은 다음에 만날때는 처음부터 만화책방에 가서 하루종일 있자고 함ㅋㅋㅋㅋ
- 홍대에 만화책방이 어디에 있지? 왓슨스 윗층에 고양이도 있는 곳도 있던데...
- 아 거기? 깔끔하고 좋아. 고양이 냄새도 많이 안 나고 만화책 보다보면 고양이가 옆에 누워 있어서 좋음.
-ㅋㅋㅋㅋㅋㅋㅋ가봤어?
- 덕후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 거기 벌툰도 괜찮대!!
- 아 거기 라면 맛있더라.
-너 안 가본 곳이 어디야ㅋㅋㅋㅋㅋ거긴 누구랑 갔어?
- 그... 하... 있어... 암튼 거기 알바생이 라면 잘 끓이더라. 짜파게티도 맛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는 데이트도 만화책방에서 해?
- 그날 너무 덥고 만났는데 딱히 할 건 생각 안 나고... 시원한 곳에 누워 있고 싶었어... 암튼 어디로 갈까.
- 벌툰 가자ㅋㅋㅋㅋㅋㅋ
-콜. 거기 볶음밥도 맛있어 보였는데. 가자.ㅋㅋㅋㅋ
- 가도 괜찮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 무슨 천년의 사랑을 한 것도 아니고 죽고 못 산 것도 아닌데 뭐ㅋㅋㅋ 잠깐 만난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웃긴다 진짜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