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쥬씨 2015. 12. 21. 23:45

잠이 오질 않는다.

쉼 없이 뒤척이다 지쳐버린 나는

조용히 이불속에서 고개를 돌려 창을 바라본다.

미동조차 없는 커튼사이로 새어나온 한줄기.

저것은 달일까 가로등일까.

한껏 데워진 이불이 답답해진다.

나는 사소한 궁금증을 핑계 삼아 몸을 일으킨다.

아아 역시 가로등이었구나.

괜히 서운해져 창문을 쓸어본다.

뽀드득 소리를 내며 그려지는 곡선사이로

보이는 그 곳은

모두가 침묵하는 고요한 세계.

열린 창문 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볼을 스쳐간다.

새벽 냄새 속에 겨울이 섞여 들어온다.

오소소 돋아오는 찬 기운에

두 팔을 감싸 안고

고요한 세계 속에 몸을 조용히 기대어

- 하고 입김을 불어본다.

뜨거운 내 숨은 길게 내뿜어져 마지막 가을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