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파트 입구 계단에 미끄러지지 말라고 깔아 놓은 두꺼운 천이 있다.

그 천 덕분에 넘어진 것이 이번주에만 세번이다.

계단이 두개 밖에 없기도 하고 롱패딩을 입고 있어서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안 그래도 계단 내려갈 때 잘 넘어져서 엄청 신경 쓰는데...

세번째 넘어졌을때 둘째가 물어봤다.

'언니, 계단 내려갈 줄 몰라?'

....모르겠냐.



2.


주문해놓은 요가레깅스가 와서 신나서 입어봄.

생각보다 조금 흉측한 느낌이었다.

원래는 밖에 나갈 때도 귀찮으면 입고 나갈라 했는데 입고 어딜 나가진 못 할 것 같다.

두개 사서 둘째랑 입어보는데 다리길이가 너무 차이나서 알고싶지 않은 진실을 마주했다.

둘째는 나보다 11센치가 크다. 막내도 나보다 크다.

왜 나만 160이 안 되는 걸까. 왜지. 160만 넘었으면 좋겠다. 지금 크려면 좀 늦었겠지.



3.


오늘도 티파니 언니와 함께하는 저녁이었다.

광신도처럼 티비앞에서 둔한 몸뚱이를 흔드는데 둘째가 구경함.

아까 낮에 둘째 운동할 때 친절하게 카운트다운 세줬더니 욕 먹음ㅎㅎㅎ

운동할 때 숫자 세주면 시간 더럽게 안가거든ㅎㅎㅎㅎㅎㅎㅎㅎ

둘째가 한 마디 했다.

'언니 왜 티파니 언니랑 다른 거 하고 있어.. 너무 허접해서 방해도 못 하겠어...'

무슨 소리야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이 따라하고 있구만.



6.



프로듀스 101이 재방송을 했다. 방송할때는 본 적이 없었는데

둘째랑 막내는 은근히 이런 거 잘 봄. 옆에서 새콤짱 먹으면서 같이 봄.

'야. 막내. 너네 윤지성이다.'

'.....언니네 셔누나 잘 챙겨.'

'야. 셔누가 너보다 나이 많아. 오빠라고 해라. 오빠라고 부를 수 있는 축복을 지닌 자여.'

'언니. 윤지성이 셔누보다 나이 많음. 윤지성도 우리 지성이라 부르는 마당에 내가 오빠라 하겠냐.'


'왜 내 맘을 흔드는 건데~ 왜 내 맘을 흔드는 홍대~ 흔드는 숙대~ 흔드는 연대~'

'언니. 우리 부장님 같은 개그 좀 하지마.'

'내가 대학가면 언니 같은 복학생 만날까봐 겁난다. 어떻게 반응을 해줘야 할지...'

애들이 유우머를 모르네 진짜.



5.


오늘도 너무 졸리다. 금요일이니까 조금만 더 참아야지.

운동을 하고 씻으면 잠이 미친 듯이 온다. 앉아서 뜨개질을 하는데 눈이 감겼다.

요즘 제일 기분 좋은 시간인 것 같다.


근데 아침에 졸린 건 너무 힘들어. 잘 수 없잖아.

아침부터 터져버린 생리때문에 죽을 맛이다. 배아파.

진통제를 먹긴 먹었지만 부족한 것 같다. 아 누워있고 싶다.

옷에 핫팩을 붙였는데 붙인 부위만 불타는 것 같다. 이러다 익겠는데.

죠리퐁 먹고 싶다. 마시멜로우 먹고 싶다. 단 거.. 단 거....달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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