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조금씩 오다말다 하던 눈이 저녁에 제법 쌓였다.

눈을 밟을 때 뽀드득- 하고 눈이 뭉쳐지는 소리가 좋다.

산책할 때마다 귀에서 한번을 떼지 않던 이어폰이 오늘은 주머니 속에 그대로다.


뽀드득 뽀득

내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소리의 존재는 내 걸음을 선명히 깨닫게 해준다.

눈을 찾아 걷는다.


신발이 젖는 줄 모르고 그렇게 한참을.

벌겋게 얼어붙은 손을 부러 모른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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