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의 소리는 매서웠고

마른 입술에 고르지 않은 숨결이 느껴진다.

익숙한 겨울이 차가운 공기와 함께 들어온다.

부드러운 이불에 발을 비빈 나는 좀 더 깊숙히 안으로 파고든다.

어둠이 앉은 눈은 한치 앞을 못본다.

눈을 감은 나는 먼 세계로 보내진다.

물감이 번지듯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

그 속을 헤메던 나는 다시 눈을 깜박인다.

얼굴을 쓸어본다.

여전히 매섭게 창을 흔드는 바람.

여전히 차가운 바람과 섞여 들어오는 익숙한 겨울.

여전히 부드러운 이불.

여전히 무겁게 깔린 어둠은 내 눈을 가린다.

여전한 나는 눈을 떠도 헤메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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