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기상. 전날 새벽3시에 잠들어서 좀 더 자고 싶었는데

미용실에 가야한다고 엄마가 깨움.



-엄마.. 나는 머리 안 해도 될 것 같아...


-너 뿌리염색 해야 한다며. 엄마아빠 갈 때 같이 가.



-나 어제 새벽에 잤어... 어제 거울보니까 투톤 같아서 예쁜 것 같아....

나 좀만 더 잘게... 오늘은 일요일이고 난 내일 출근.. 자야해....



-그 검은 뿌리나 감추고 말하시지..? 빨리 일어나.



결국 일어나 엄빠 따라 강제 미용실..

엄마는 먼저 미용실에 가고 나는 잠이 안깨서  옆에 있는 이디야 가서 라임 에이드를 사서 미용실로 향함.

미용실 앞에 엄마가 허망하게 서 있었음.


-엄마 왜 안 들어가고 뭐해?


-....정기휴일.




정기휴일이 언제 바뀌었죠?

나는 그렇게 에이드 한 잔 사고 집에 다시 옴.


옷을 갈아입고 다시 자려는데 엄마와 막내가 속닥속닥.


-엄마 나 교보문고 가야하는데. 데려다주면 안됨요?


교보문고는 일산에 있음. 체력이 약한 막내는 많은 책을 들고 올 수 없음.

그럼 차가 있는 엄마를 꼬셔야함.


-ㅇㅇ 짐꾼으로 소소를 데려가자.


결국 엄빠와 나, 막내 재외출.

아니 아빠가 있는데 굳이 나를 짐꾼으로 쓰시려는 이유가 뭐죠...?


여기서 나는 끝까지 버텼어야 했다.

그랬다면 내 카드는 무사 했을텐데...


교보문고는 롯데아울렛 지하에 있음.

나는 그전부터 롱패딩을 사야겠다고 생각하던 중이었음. 

귀찮아서 안 사고 있었는데 마침 딱 와버린거임.

그럼 어떡해야함? 어쩔 수 없이 쇼핑 시작.

아빠도 덩달아 롱패딩을 사야겠다고 마음먹음.


근데 올해 롱패딩 무슨 일 있습니까..? 내 사이즈 죄다 매진...

아빠는 옷에 관심이 없지만 한번 살 때 굉장히 까다로움. 

여기에 지퍼가 달려서 싫고 여긴 이 마크가 싫고 색이 조금 흐려서 싫고 여기에 주머니 달린거 싫다는 이유로 

롱패딩이란 롱패딩을 다 찾아와도 다 거부.


결국 포기하고 교보문고 가서 책 구경.

몇가지 사고 싶은 책이 있었는데 나에겐 알라딘 적립금이 있음. 알라딘가서 사야지.

동생 책만 6만원이 훌쩍 넘게 나옴. 나중에 뺏어 읽어야지.


나는 배고파서 도넛 하나와 커피를 마심.

결국 나는 일산까지 와서 도넛하고 커피를 마시고 집에 가게 생김ㅋㅋㅋㅋㅋ

우동먹으러 일본 가는 거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넘하네 증말.


집에 가려는데 아빠는 롱패딩이 꼭 사고 싶었음.

결국 옆에 백화점 ㄱㄱ.

하지만 그곳도 내가 사고 싶은 롱패딩의 사이즈는 없음. 눈물...

아빠는 마음에 드는 롱패딩이 없음.

걍 집가자 하고 나옴. 아니 3시간동안 롱패딩만 찾다 끝남.


그 사이 나는 막내의 생일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막내에게 가디건을 뜯김.

막내 생일 12월 30일. 

막내는 그 날 무슨 무릎검사 해야한다고 영리하게 미리 선물을 챙겨감.

정작 둘째 생일이 내일.

둘째 또한 이미 2주전에 무슨 그릇 박람회 가서 그릇 산다고 용돈을 뜯어감.

다들 생일의 의미를 잘 모르는 듯.

이제 겨울은 엄마 생일만 남게 됨.

 나는 왜 생일이 혼자 여름이라서 어영부영 넘어가는지...

이번 년도 생일은 어쩌다 쇼핑가서 갑자기 엄마와 둘째가 

 앞으로 결혼식도 가야하는데 원피스 하나 필요하지 않니? 하며 원피스와 구두를 사 줌. 

난 구두를 못 신음. 발 아픈거 짱시룸. 

그렇게 친구 결혼식에 딱 한번 입고 여태 못 입음.

나도 다음부터는 미리 잘 생각해보고 영리하게 뜯어내 봐야지.


그리고 집에 가려는데 아빠는 여전히 롱패딩이 꼭 사고 싶음.

집가는 길에 파주 롯데 아울렛 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곳은 전쟁터. 아니 무슨 행사를 하는 모양인지 사람이 복작복작.

그 곳은 그냥 물건이 다 없었음.


그러다 어느 매장에 들어간 순간 나는 인생 코트를 발견함. 저건 내 거임.

원래부터도 그곳 코트를 좋아하던 나는 절대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음.

롱패딩 사러갔다 더 비싼 코트를 사게 됨.

심지어 이것도 매진이라 주문해놓고 옴ㅋㅋㅋ일주일 걸린대ㅋㅋㅋㅋㅋ

집에 와서 문득 든 생각. 롱패딩도 주문이 가능한데.... 

코트에게 한 눈에 반했나 봄. 내 인생에도 첫 눈에 반하는 일이 생기다니..


그 곳에서 막내는 영리하게 엄마에게 생일선물로 코트를 뜯어감.

그리고 막내는 나에게 속삭였다.

'수요일엔 둘째언니 쉬니까 가방을 뜯어낼거야...'

이 자식. 손해는 안 보고 살 듯. 이 놈이 세상 사는 법을 아네.


아빠는 결국 롱패딩을 못 삼. 하지만 아빠는 롱패딩을 포기 할 수 없었음.

사람이 많이 없다는 덕이동 아울렛으로 감.

롱패딩 원정대냐고....


그곳에서 드디어 아빠의 인생 롱패딩 찾음.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집에 와서 엄마랑 막내는 먼저 올라가고 아빠랑 짐을 내리는데 아빠 콧노래 부르심.


-아빠 그렇게 좋아?


-그럼 엄마가 사준건데~ 흐흥흐흥흐ㅡ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안 입는 날에 너 한번 입게 해줄게.


-ㅋㅋㅋㅋㅋㅋㅋㅋ고마워 아빠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빠 오늘 롱패딩 못 샀음 큰일날 뻔 했구나 생각이 듦. 다행이야 진짜.




오늘의 주제 


롱패딩은 가을에 미리 사자. 찾아보니 90과 95는 없다. 심지어 100도 없음.

생일 선물을 받고 싶다면 미리 받아놓자. 

롱패딩을 사러간다면 롱패딩만 보셈. 괜히 구경이나 해볼까 하다가 계획에 없는 소비를 하게 됨.

 코트 예쁜 거 많아서 두개 살 뻔. 엄마가 말림. 원피스 쪽에도 서성거리다 엄마한테 잡혀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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