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이 다가오는 시간이 앞당겨지고 있다.

출근을 한 뒤 오픈 준비를 하면 잠시 옥상에 올라간다.

겨울동안 내내 보라색이었던 하늘이 요즘은 푸른기를 띠고있다.

주변 사람에게는 젠틀한 변태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나는 감성적이고 러블리한 변태다.

전자파 가득나오는 화면만 보고있지 않는다고. 날씨 좋으면 산책도 좀 하고. 어? 축축한 두뇌 좀 뽀송하게 말리고.






이건 저번 주 산책 때. 

집 가는 길에 날씨가 너무 좋아 버스를 타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가면 20분 남짓하면 가는 길이지만 날씨도 좋고 따뜻해서 걷고 싶었음.

물론 새벽 출근 담당자의 따뜻한 옷차림을 생각 못 해 가는 내내 땀을 좀 흘렸지만.


한시간정도 걸었는데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 

그다지 좋은 풍경은 아니지만 봄볕 가득한 하늘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눈요깃거리가 되었다.


미세먼지만 없으면 참 좋을텐데.


가끔 느끼는 거지만 러블리하고 싶은데 태생적으로 냉소적인 성격인 것 같다.

행복만 하면 됐지 이와중에 불만은 꼭 있다. 투덜투덜.


집에 가니 댜니가 티파니 30분 할라고 기다렸는데 왜 늦게 왔냐고 투덜투덜.




2.







자고 일어나니 이마에 이런게 붙어있었다.

아니 아직도 띠부띠부 씰을 끼워파는 빵이 있나?

반갑긴한데 위치가 위치인지라 반가움이 덜 함.

책장을 정리하고 싶지만 언니가 자는 바람에 조금 짜증난 댜니의 만행은 아니었을까....


떼서 댜니 팔뚝에 붙여줌.

그리고 이틀 뒤 화장대 서랍에 고이 붙여져 있는 것을 발견함.



여러의미로 심쿵 했다.





3.






기다리던 나의 닭가슴살이 도착했다. 한달동안 나의 아침이 되어 줄 것이다.

닭가슴살 스테이스는 질려 새로운 것을 질러보았음.

오늘 아침에 하나 먹어봤는데 이거 다이어트하기엔 좀 짭짤한 것 같은데요...

만약 나중에 다이어트 할 일이 생긴다면 얘네를 챙겨먹진 않을 것 같다.


서비스로 소세지 두 개가 왔는데 난 소세지 싫어...

아니 소세지는 좋은데 닭가슴살 소세지는 별로양 :(

댜니에게 양도함.




3.



드디어 미루고 미뤄왔던 책장 정리를 시작.


아니 정리가 아니고 새 가구가 오기 전에 미리 일부를 버리기로 함.







책의 3분의 1을 버렸다.

이걸 보면서 느낀건데 우리집은 미니멀라이프 하기엔 좀 그른 것 같다.


나와 이사를 하면서도 꾸역꾸역 챙겨왔던, 나와 초중고를 함께했던 책도 몇 개 버리고 

(다는 버리지 못했다. 아직도 읽는단 말이야.)

댜니가 매일 밤 끙끙대며 붙잡고 살았던 전공책들도 버렸다.

그러고 보니 내 전공책들은 언제 버린거야? 버릴라고 보니까 없던데.



내가 초등학교 6년동안 열심히 쓴 일기장들도 발견함.

거진 20권 되던데. 나중에 한번 읽어봐야겠다.

중학교 때는 버디버디에 고등학교때는 싸이월드에 글 쓰느라 바빴지.

버디버디가 사라지는 바람에 내 추억이자 흑역사들이 깔끔하게 사라짐.

이걸 다행이라 해야할지 섭섭하다고 해야할지.

그때나 지금이나 일기를 쓰는 건 변함이 없구나. 많은 것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몇가지는 있나보다.


그동안 친구들에게 받아서 모아뒀던 편지상자도 발굴함.

베스킨 라빈스 상자에 모아둔 센스 뭔데.... 이것도 나중에 시간나면 읽어봐야지.







서랍장 네 개를 정리하고 남은 물품.

스테이플러, 샤프심, 공기, 고스톱, 포커, 클립.


뭐야. 그동안 쓰레기를 끼고 살았던거야?

도대체 쓰지도 않는 종이부채는 왜 크기별로 세개나 있는거고 종이접기 세트는 또 뭐고

비눗방울 세트는 왜 두개나 있는거지? 분명 살 때는 즐거웠을거야. 지금은 보내줘도 되겠지.


내 인생은 언제나 이상하지만 소소한 지름신이 함께하는 듯 하다.






와 그동안 나와 댜니가 썼던 핸드폰들이다..!!

내가 썼던 PMP와 MP3도 있네. 거의 골동품 수준인 것 같다.

어렸을때는 (지금도 그런편이지만) 음악 듣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초등학교때는 CDP와 CD를 가방 한가득 넣어 다녔고

중학교 올라가서는 생일마다 새로운 MP3를 선물 받았던 기억이 난다.

다른건 몰라도 MP3는 무조건 최신형 제일 비싼거 음악 많이 들어가는 것을 샀었다.

하지만 아이리버 매니아 였으므로 아이리버만 샀었다. 아이팟 좀 사볼걸. 그때 아이팟이 있었나?


고등학교 올라가서는 핸드폰을 아예 MP3가 같이 되는 프리스타일 폰으로 갈아탄 것 같다.

그때는 저게 엄청났었다고... 지금이야 음악듣기가 안 되는 폰이 어디 있겠느냐 싶지만. 아 폴더폰은 안 되나?


의외로 핸드폰에는 욕심이 딱히 없었다. 문자만 잘 되믄 된 거 아닌가? 대신 문자 무제한은 필수였다.

엄청 크거나 그 당시 유행했던 폰은 댜니 것. 보급형으로 나온 것들은 내 것들인 것 같다.

나는 손에 땀이 많아서 침수가 잘 되거든...(우울) 어, 근데 돌핀폰은 어디있지? 그거 참 예뻤는데.

이것들 또한 버리기로 마음먹고 한 곳에 잘 챙겨뒀다. 안녕.. 쓸모는 없지만 가끔 발견하면 만지작 거렸는데.



정리하는데 3시간이 걸렸다. 어후 너무 힘들어 진짜. 반도 안 버린건데...

뭔갈 버릴라 치면 엄마가 자꼬 나타나 이걸 왜 버리냐고 뭐라하심. 그래서 더 오래걸림.

한 3년 사용 안하고 의미가 딱히 없으면 이제 좀 버렸으면 좋겠다 진짜.



자고 싶은데 댜니가 가구를 자꾸 보여준다. 기절 직전까지 열심히 봐줌.

'소소한쥬씨 > 소소한 조잘조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가고싶다...  (0) 2018.03.27
댜니와 조잘조잘  (0) 2018.03.25
[특별기획] 볶음밥 만들기☆  (0) 2018.03.20
조잘조잘  (0) 2018.03.16
조잘조잘  (0) 2018.03.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