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순회하다 생각난 자이로 스윙 후기.
21살의 추석.
연휴를 보내기 위해 이천에서 자취하던 나는 룸메들과 스쿨버스를 탔다.
나는 서울보다 북한이 더 가까운 지역에 살았었기 때문에
집에 가려면 서울로 가는 스쿨버스를 타고 그 당시 직통으로 가는 차가 없어
지하철을 갈아타고 갈아타 버스를 또 갈아타 집에 겨우 갈 수 있었다.
지금 또 생각하면 환멸이 일어남. 으으.. 그래서 자취할때 집에 잘 안 갔나 보다.
암튼 서울로 올라가는 도중 룸메들은 이대로 서울에서 헤어지기 아쉽다며
어차피 잠실에서 내리니 롯데월드에 가자고 강력히 주장했다.
롯데월드...!!
인천에서만 12년 현재는 파주, 심지어 학교도 이천에서 다닌터라
서울의 문명을 몰랐던 나는 월미도 바이킹 밖에 모르던 바보였음.
그렇게나 무섭다고 소문난 월미도 바이킹에서
간지 터지게 끝자리서 만세를 하고 타던 나였기에
롯데월드, 훗. 재미있겠군. 하며 순순히 따라나섰다.
도착하자마자 혜성특급에 미쳐버려 3번을 탔다.
혜성특급 너무 좋아.. 진짜 너무 좋아..
유명하다던 아틀란티스도 치마를 한 손에 움켜지고 깔깔거리며 탔다. 두번 탔다.
한창 놀다 텐션을 더 올리고자 자이로 드롭이나 자이로 스윙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자이로 드롭은 엄두가 안나는 친구가 과반수라 포기하고
당당하게 자이로 스윙에 입장.
아틀란티스만큼 인기가 많아 거진 한시간 반을 기다린 것 같다.
솔직히 여기 있는 놀이기구들 탄 시간은 다 합쳐서 30분도 안될듯.
암튼 너갱이가 나간 반 수면 상태로 입장.
(출처는 롯데월드 홈페이지. 저작권은 무서우니까여.)
두근두근하며 시작. 빙글빙글 돌며 서서히 움직임.
옭ㅋ 바람 시원하고 호수보이고 경치 구경하기 딱이구만 껄껄껄
딱 30초뒤. 지옥입성.
빙글빙글 돌아가느라 쑥- 하는 느낌이 없을 것 같았는데
내 쪽으로 돌려져 내려가는 순간
.....? 어..... 이거 아닌 것 같아아앙ㄹ강락
부드럽던 바람이 머리카락과 합세해 뺨따구를 미친듯이 갈기고
호수는 각도를 달리하며 눈 앞에서 빙글거렸다.
껄껄껄은 무슨. 어어어어얽억...얽...어어어어어엌!!!!!!!!!
손발이 덜덜 떨리고 눈물이 줄줄 나는데
옆에 친구는 야! 비오나봐! 나 물 맞았어! 하고 외친다.
그거 아무래도 내 눈물인 것 같은데..
나는 대답하지 못하고 여전히 어어엌!!!얽!!어얽!!!
환생을 3번 정도 한 느낌이 들었을때 기구가 멈췄다.
나는 따흐흑...바흐흑..흐느끼며 내렸다.
그 뒤로 나는 자이로 스윙과 그와 관련된
둥글고 빙글빙글 돌며 왔다갔다 하는 모든 놀이기구를 기피했다.
그리고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솜사탕 하나와 콜라를 조지고
미쳐버린 혜성특급을 두번타고 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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