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로 집순이는 거의 2주째 집 밖을 나가지 않고 있다.

딱히 약속도 없고 백수인데 마구 돈을 쓰기도 그렇고

지금 너무 귀찮은 상태라 취업준비도 공부도 해야할 일도 놓은 상황이다.

마음 한 구석에서는 급한 마음이 날뛰는데 이놈의 무기력함이 될 대로 되라며 무겁게 짓눌러버리고 있다.

뭐가 그렇게 불만이고 우울한건지. 

여태 살면서 이보다 힘든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크게 불행하지도 않게 조용히 가라앉는 기분이다.

익숙한 상황이니 즐긴다 하지만 어떻게 빠져 나왔는지가 기억이 나지 않아.

이제 나이가 나이인지라 방황은 되도록 빨리 끝내야하는데

아직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뭔가 능력이 있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어딘가에 소속된다는 것도 은근히 두렵고.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이런저런 생각이 둥둥 떠다니는데 막상 잡히는 것이 없어 고민이다.



나는 어렸을때 내 나이 되면 되면 혼자 살면서 내 밥벌이는 하고 살 줄 알았어.

이런 고민이 생겨도 금방 헤쳐나갈 수 있을 줄 알았다고.

22살에 서울에 나만의 공간을 처음 얻었을때 열심히 살면 좀 더 나아질 것 같았는데.

4년만에 아파서 본가로 돌아올 줄 몰랐어.

처음 입원했을때는 금방 떨치고 일어나서 나갈 줄 알았는데

회사에 취직을 하고 학원을 다니면 좀 더 나아질 줄 알았는데

그것조차도 몇년동안 내 몸이 방해할 줄 몰랐고.

아직도 보기는 줄어든채 내 수준은 제자리일 줄은 몰랐어.

내가 이 블로그를 만든 이유도 

처음엔 나를 기억하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하려 만든건데

이렇게 주절주절 술주정같은 한탄이나 하고 있을줄도 몰랐고.


도대체 뭐하고 사는거니. 나.

 아직 청춘이긴 한데 약간 중고청춘의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2.





아 참. 내 컴퓨터 모니터 결국 사망한 것 같다.

그래 6년을 쓴거면 오래쓴거지... 나름 이사도 같이 다니며 잘 버텼다고 생각했는데.

회사에 다녔으면 이참에 바꾸자 싶을텐데 그것도 못하겠고.

얼마전에 방 인테리어 바꾸느라 다른 컴퓨터는 이미 버려버렸는데.

하필 버린후에 고장나다니. 묘하게 억울하다. 타이밍 죽이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방구석에서 댜니 노트북을 꺼냈다.

내 노트북은 이미 할아버지에 오랬동안 방치되어 켜지지도 않을 것 같아 시도도 안 함.

노트북은 진짜 쓰고 싶지 않았는데.ㅠㅠㅠ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너무 뜨거워진다고 ㅠㅠㅠㅠ

지금은 여름이고 나는 주로 새벽에 깨어있고.... 덥다고 뭘 할 수 없어 ㅠㅠㅠ

더위를 많이 안 타는 편이라 가만히 있으면 괜찮다. 하지만 노트북은.. 가만히 있어도 너무 뜨겁다.

갤탭도 있기는 한데 묘하게 불편해서 안쓰게 된다.


지금도 노트북으로 쓰고 있는데 너무 뜨거워 젠장.






3.





움직이지 않으면 밥은 하루에 한끼면 충분하다.

귀찮기도 하고 밥을 많이 먹어둬야할 이유도 못느끼고.

그래도 굳이 한끼는 먹어야 한다면. 약 먹으려고.


그렇다고 차려주는 것을 마다하는 것은 아니다.

밖에 나가면 혼자서 2인분도 먹는다고.

나도 아픈건 싫어서 나름 한끼를 골고루 먹고 있으니 다들 너무 걱정말았으면.


아. 운동이라도 하면 한 끼 더 먹으려나. 근데 너무 더워.

에어컨 키고 운동하는건 묘하게 사치같고....

근데 슬슬 다시 운동을 해야할 것 같긴한데. 아. 너무 귀찮다.


건강에 딱히 좋은 행동들은 아니므로 담배도 많이 줄였다.

이참에 끊었으면 좋겠는데 끊자니 받을 스트레스가.... 


예전에 덕후가 결혼을 생각하며 남친이 담배를  안피우니 나도 슬슬 끊어야겠지? 물어봤다.

쥬씨 : 뭐... 계기와 의지가 있으면 힘들어도 끊을 수는 있을걸.

덕후 : 너 예전에 끊었었잖아? 어떻게 함?

쥬씨 : 오래 일하고 싶은 곳이 있는데 몸이 자꾸 아프잖아. 걍 안 핌.

덕후 : 지금은?

쥬씨 : 지금은 딱히... 끊을 이유가 없으니까?

덕후 : 앞으로도? 그럼 너는 무슨 상황이 오면 끊을래?

쥬씨 : 모네기들이 누나 담배 안 피면 안돼요? 하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부탁하면.

덕후 : 아. 안끊겠다는 말을 뭐 그렇게 길게 얘기하냐.

쥬씨 : 들켰넹ㅋ








4.




불행 포르노 라는 것이 있다.

어디서 주워 들은건지는 기억이 제대로 안나는데...

대충 뜻이 남의 불행을 즐기거나 나와 비교하며 안심을 하는 행동? 정신머리 상태를 말하는 것 같다.


예전에 나도 내 처지를 비관할때마다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의 사람을 찾아보게 되고 비교하며 나를 위로한 적이 있다.

나름 내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위한 좋은 꼼수라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예의없는 행동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힘들다고 해도 내가 안 힘든건 아니거든.

근본적으로 힘든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다른이들의 불행들과 배틀을 벌였던 것 같다. 

너 정도면 나보단 덜 힘드네. 너보단 내가 그래도 살만하지.

아 너무 싫다.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야.



아직도 마음이 힘들고 여전히 답은 없지만 그래도 이런 방법만큼은 안 쓰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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