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도 새벽을 보낸다.

이상하게 새벽에 이것저것 하고 싶더라.

한창 공부할 중고등때도 새벽에 공부하고 막상 학교가면 잤다.

철저히 좋아하는 과목만 깨어있고 싫어하는 과목에 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성적도 극과 극이었다.

아침에 자느라 등교고 출근이고 다 너무 싫었다니까.

지금도 아침과 점심에 제일 기운이 없고 초저녁부터 쌩쌩해진다.

그냥 이렇게 생겨먹은듯 ㅎㅎ

그냥 뭐든 밤에하는게 더 좋아.

음악을 듣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그냥 아무소리 안들리고 내가 내는 소리만 들리는 그런 야심한 시간이 좋다.

 

2.

 

저번주 토요일 밤비가 중성화 수술을 했다.

요 며칠 밤비 화장실,맘마타임때문에 쫒아 댕기다 보니 쪽잠을 많이 잤다.

넥타라때문에 쉬야하는 것도 먹는 것도 불편해서 어떡하지...

가장 큰 문제는 수술한 고양이치곤 너무 쌩썡해서 높은 곳에 올라간다는 것..

그래.. 거기가 네 자리가 맞는데...맞긴 맞는데 지금은 안된다고...

땅콩 터지고 싶니..?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다 플라스틱 넥카라때문에 다칠까봐 겁난다.

이번주 토요일 까지는 차고 있어야하는데 아직 까마득하다.

화장실이고 뭐고 다 1층에 놨더니 바닥이고 침대고 온통 모래다.

밤비 화장실에 얹혀사는 느낌...

정말 현기증난다...유별나게 깔끔한 편은 아니지만 나름 깔끔한 편인 나는 정말....

지금도 가로등에 달려드는 나방마냥 노트북에 달려들고 있는 밤비...

저거저거 어떻게든 깔고 앉아보겠다고 소독한 땅콩을 자꾸 들이댄다.

안돼... 엄마 이거 세번째 써보는거란 말이야...

할부 5개월 긁었어....이제 시작이야..

 

3.

 

밤비용 폴더를 만들었다.

막상 글을 쓰려니 조금 귀찮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글을 많이 써야할 것 같아.

거기다 사진도 올리려면... 그 몇 번 안되는 클릭이 그렇게 귀찮다...

별 쓰잘데기 없는 걸로 귀찮아서 나중엔 숨도 안 쉴 것 같아. 귀찮아서...

성격이 약간 용두사미가 인간이 된 느낌이랄까...

일은 최대한 화려하게 웅장하게 벌리고 흐지부지하기 1등임...

아이디어는 너무 넘치는데 그걸 유지할 지구력이 부족함.

이상하다 시키는건 죽어도 잘버티는데...

왜 내가 좋아하는건 활활 불타오르다가 푹 꺼져버리는건지..

좀 통제받는 것도 싫어하고 자유로운게 좋다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보다 수동적인 사람이었나...;;

 

4.

 

오늘 산후조리원이 마지막회였다.

애기 안좋아하는 나도 눈물 쏙 빼며 울었다.

쑥쑥이 엄마 울때 나는 오열함. 계속 울었다.

근데 이것도 애기 낳은 사람하고 안 낳은 사람하고 차이가 있더라.

나는 걍 쑥쑥이 엄마가 너무 안쓰러워서 눈물이 줄줄이었는데

애기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남의 애기한테 그럼 안된다고

애기 다칠뻔 했다고 엄청 화내더라고.

그걸 들으니 띠용했다. 진짜. 와 나는 생각도 못했네.

맞아.. 애기 다칠 뻔 했는데 엄마가 얼마나 빡칠까...

그래도 다른 엄마들은 잘 살 것 같아. 알고보니 대단한 냥반들이니..뭐든 잘할 듯.

쑥쑥이 엄마. 쑥쑥이 엄마도 행복해지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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