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생각을 해.

온 세상 사람들이 이유없이 너를 욕했으면

너도 나와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나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생길까.

나를 기억하기는 할까.

너를 용서했지만

가끔은 네가 적당히씩은 불행해지길 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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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다.

나에겐 너무 어려운 노래였기에.

 

그래도 너와 같고싶어

억지로 고개를 끄덕이던

그런 날이 있었다.

 

옆자리가 비어버린 지금.

잊혀진 노래가 다시 흘러나와.

나는 노래가 되어 같이 흘러간다.

 

떠난 너를 이제야 이해한다.

기억 속 고개를 파뭍은 내가

기어이 또륵또륵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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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내 머리를 묶어주던 네가 생각난다.

분명 다 떠나보냈는데.

아직도 네가 남아있구나

하얀 보자기를 펄럭인다.

날카로운 은빛이 머리카락을 스친다.

하늘하늘 바닥에 떨어진다.

한 조각 한 조각 너도 같이 떨어진다

거울을 본다

네 온기가 사라진

내 시원한 목덜미가 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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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기울고

나는 스르르 황혼에 젖어든다.

나는 이곳에 서있다.

아직까지는.

결국 하늘은 빛을 잃었다.

나는 이곳에 서있다.

한 시간만 더 숨 쉬어야지.

한 시간만 더 눈에 담아둬야지.

한 시간만 더

한 시간만 더

한 시간만 더

정말 딱 한 시간만 더.

싸늘한 새벽  

나는 이곳에 서있다.


하늘은 다시 빛을 찾고 서서히 빛난다.

따스히 일렁이는 금빛에

얼음이 녹아 눈물이 흐른다.

나도 모른다.

왜 그리 따스한지.

정말 모른다.

그래 이것만 보고 가자.

진짜 이것만.

제발 이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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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질 않는다.

쉼 없이 뒤척이다 지쳐버린 나는

조용히 이불속에서 고개를 돌려 창을 바라본다.

미동조차 없는 커튼사이로 새어나온 한줄기.

저것은 달일까 가로등일까.

한껏 데워진 이불이 답답해진다.

나는 사소한 궁금증을 핑계 삼아 몸을 일으킨다.

아아 역시 가로등이었구나.

괜히 서운해져 창문을 쓸어본다.

뽀드득 소리를 내며 그려지는 곡선사이로

보이는 그 곳은

모두가 침묵하는 고요한 세계.

열린 창문 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볼을 스쳐간다.

새벽 냄새 속에 겨울이 섞여 들어온다.

오소소 돋아오는 찬 기운에

두 팔을 감싸 안고

고요한 세계 속에 몸을 조용히 기대어

- 하고 입김을 불어본다.

뜨거운 내 숨은 길게 내뿜어져 마지막 가을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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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도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시작으로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간다.

조금은 늦은 아침. 오늘도 옆 동 아주머니는 먼저 서계신다.

말 한번 건네 본 적 없는 사이 그러나 나는 내심 알고 있다.

우리는 95분의 90번 파트너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가 도착했다.

나는 옆 동 아주머니를 정중히 에스코트하고

레드카펫이 깔린 길을 걷듯 우아하게 계단을 오른다.

옆 동 아주머니는 기사님 바로 뒤.

나는 내 예약석, 뒷문 쪽 2인용 의자에.

거친 시동소리와 달리 버스는 부드럽게 출발한다.

나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고 볼륨을 높인다.

오늘은 날씨가 좋네.

해도 쨍쨍하니 녹아드는 느낌.

-뽀얀 느낌, 얇은 쌍꺼풀, 오버사이즈 후드에 레깅스.

, 이거 나네.

누가 봐도 나네.

신발은 컨버스지만.

실실 실실 실없이 웃는다.

이건 딱 나인 것 같아.

혹시라도 날 보는 사람이 있을까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버스 안 이웃들 모두들 동상이몽 중.

하하 나랑 같네.

다시 고개를 돌리고 생각.

이 버스는 너와 만날 장소로 신나게 달리고 있고

조금 있으면 우리는 만나겠지.

익숙하지만 반갑게 우리는 포옹하고 마주보고 웃겠지.

그리고 말해줄거야.

네가 지금 부르고 있는 노래는 바로 나야.

따가운 가을 햇살 안에서 봄 내음을 발견한다.

입고 있는 옷에서도.

바람에 날리는 머리에서도.

내 귀에 흘러들어오는 이 노래에서도.

손가락을 피아노 치듯 무릎을 두들겨 본다.

그리고 눈을 감고 나는 미소 짓는다.

마치 내 모든 행복은 너와의 미래 속에 있다는 듯이.

눈을 뜬다. 아아, 익숙한 세상이 보인다. 이제 내릴 시간이야.

나는 너를 만나러 가듯 통통 가볍게 뛰어 내려 회사로 향한다.

안녕 이따 퇴근시간에 봐!

  


           -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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