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의 새벽.

따뜻한 이불 속.

여름의 나무 그늘.

가을의 하늘.

뜨거운 거품이 가득 담긴 욕조.

그때 그 초콜릿.

제철에 먹는 포도.

화가 날 때 먹는 마시멜로우.

속상할 때 마시는 데킬라.

떠들면서 마시는 맥주.

크리스마스.

누워서 읽는 만화책.

자전거를 탈 때 볼을 스치는 바람.

봄날의 햇살.

처음 신은 흰 운동화.

파란색 장미.

마중 나와주던 정류장 앞 그림자.

운동화 끈을 매줬던 큰 손.

다정한 목소리.

몇 년째 듣는 노래들.

물렁한 복숭아.

피자와 콜라.

무릎 위에 앉아있는 고양이.

뽀뽀해주는 강아지.

추운날 마시는 따뜻한 정종.

늦은 밤의 산책.

엄마의 닭볶음탕.

치킨 다리와 목뼈

방탈출게임.

내가 쓴 글들.

혼자 또는 같이 가는 노래방.

50번째 읽는 당신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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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날.

바람을 입에 한가득 머금다

후- 하고 내보내본다.

바람이 방울이 되어 날아간다.

금방 톡. 하고 터져버릴 고것이,

방울방울 참 멀리도 날아간다.

내쉬어진 방울들이 어느새 온 거리를 뒤덮는다.

둥실 떠오른 방울을 햇살이 감싼다.

온 세상이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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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고 찬바람이 쏟아진다.

온기에 파묻힌 나의 미간이 절로 찌푸려진다.

그러다

불쑥 들어온 꽃다발에 멈짓한다.

그것은 봄이었다.

그녀의 품에서는 봄이 한창이었다.

 올라간 입꼬리에도 반짝이는 눈망울에도

깊게 패인 보조개 속에도 발그레한 두 뺨에도

봄이 쉬지않고 꽃망울을 터뜨린다.

봄은 나에게도 와 

차가운 내 두손에도 꽃을 피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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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것은 돈 없는 대학생의 꽃 판매 알바.

서비스 정신이 강한 그녀는

나에게 꽃 한다발을 판매 성공하고 사라짐.

꽃을 좋아하진 않지만 예쁘니까 봐준다. 내가.

꽃잎을 말려 향수를 뿌리면 좋은 향주머니가 되려나.

벌써부터 봄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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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바람이 흔들린다.

마른 땅을 조용히 적시던 작은 빗방울.

메마른 내 얼굴에도 점점이 물든다.

더 이상 채울 곳이 없어

턱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방울.

발 끝으로 뚝 떨어져 얼룩이 되어

차가운 흙속으로 스며든다.

적막한 그 곳.

비는 선율을 따라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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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듯한 목마름에 마른 침을 삼키며 너를 찾아 헤맨다.

바람은 건조하게 얼굴을 할퀴고

해는 숨을 곳을 숨겨 자리를 내어주질 않는다.

저 멀리 네가 나의 생명줄을 쥐고 흔든다.

너를 이정표 삼아 걷는다.

점점 선명하게 다가오던 너는

어느새 저 멀리서 흐릿하게 흔들린다.

발걸음을 재촉해도.

너는 더 멀리서 흔들린다.

여전히 너는 닿지 않는 곳에서 사라질듯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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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의 소리는 매서웠고

마른 입술에 고르지 않은 숨결이 느껴진다.

익숙한 겨울이 차가운 공기와 함께 들어온다.

부드러운 이불에 발을 비빈 나는 좀 더 깊숙히 안으로 파고든다.

어둠이 앉은 눈은 한치 앞을 못본다.

눈을 감은 나는 먼 세계로 보내진다.

물감이 번지듯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

그 속을 헤메던 나는 다시 눈을 깜박인다.

얼굴을 쓸어본다.

여전히 매섭게 창을 흔드는 바람.

여전히 차가운 바람과 섞여 들어오는 익숙한 겨울.

여전히 부드러운 이불.

여전히 무겁게 깔린 어둠은 내 눈을 가린다.

여전한 나는 눈을 떠도 헤메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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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꼬리를 억지로 끄집어 올리고 있지만,

실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 넘치기 직전이었다.

넘칠 수는 없으니

불길이 사그러들기를 바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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