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볼 수 없는 날이면

너를 닮은 노래를 듣는다.

눈을 감고

나를 위해 

노래부르는 너를 생각해.

너를 볼 수 없는 시간들을 참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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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네 잔의 커피를 비우고
한 번 비워낸 재떨이에 담배가 수북히 쌓이고 난 뒤에야
쳇바퀴처럼 제자리만 달리던 우리의 이야기를 겨우 끝낼 수 있었다.
수 없이 끝인사를 반복하며
울고 웃고 화내고 안타까워 했다.
우리의 오늘은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었다.
이제는 마주할 수 없는 사이가 될 것이라는 결말.
우리는 천천히 그 시간을 견뎌내고 있었다.
그리고 짧은 침묵.
나는 말 없이 눈물만 흘리고
너는 말 없이 한숨만 내쉰다.
정말 마지막이 온 것 같았다.
너는 이제 나의 젖은 얼굴을 닦아 줄 수가 없다.
머뭇거리던 손 끝을 가지런히 모은 너는 먼저 길을 나선다.
나는 홀로 남아 얼굴을 쓸어내리고 창 밖을 본다.
마지막 인사를 곱씹어 보고 마지막 감정을 갈무리한다.
이제 나도 떠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나는 카페를 나와 네가 없는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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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에 시린 뺨을 이불 속에 숨긴다.
말려올라간 큰 바지는 찬 발끝을 마주하게 한다.
모두가 잠들고 깨어있다.
나도 깨어있다.
간헐적으로 반짝이는 불빛으로
주르르 읽어내리는 새벽의 한 줄.
나는 아픔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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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다섯시 사십분. 

눈앞에 암막이 쳐진 듯 캄캄하다.

공기가 축축하다.

차갑지 않은 바람이 눅눅하다.

아마도 봄이 올건가보다.

달빛에 눈이 익어갈 즈음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봄 냄새를 실어 온 것을 보니

이게 봄비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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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은 항상 축축히 젖어있었다.

추운날에 꽁꽁 얼어붙으면서도 축축한 내 손이 싫었고,

시험날만 되면 시험지를 적셔 찢어버리던 내손이 싫었고,

네 앞에 서면 더 심하게 젖었던 내 손이 싫었다.

장대비가 우산을 강하게 내리치던 그 날

두개의 우산이 나란히 걸었다

나는 너를 의식하지 않으려

자꾸만 미끄러지는 손잡이를 쉴 새 없이 고쳐 잡았다

갑자기 네가 나를 본다.

결국 우산을 놓쳐버렸다.

너는 조용히 그리고 끈질기게 나를 본다.

네가 우산을 접는다.

그리고 내 손을 잡는다.

우리는 따갑게 내리는 빗속을 달렸다

한참을 그렇게 달리다 멈췄다.

너는 몸을 돌려 다시 나를 본다.

잡고 있던 내 손을 자신의 손 위에 올린다.

똑같다 우리.

그렇게 내 손바닥에 입을 맞춘 너는

매일 매일 내 손을 잡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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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언제나 변명이 가득했다.

그렇게 계속 나를 정당화하며 보호한다.

그 뻔뻔한 시간뒤에서

항상 어리석다 후회하면서도

떠오르는 질문마다 내가 내던지는 것은

언제나 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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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너는

마치 오랜 여행 후 돌아온 내 집과 같았다.

나는 깊숙히 묵혀뒀던 여독을 풀어내듯

너에게 나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너는 익숙한듯

익숙한 향이 남겨진 이불처럼 

나를 감쌌다.

나를 둘러싸고 있던 차갑게 굳은 여독은

그렇게 천천히 풀어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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