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책상에 엎드려 자는 그 애를 구경했었다.


곱슬거려 여기저기 뻗친 머리

까만 그 얼굴

 쭉 찢어져 길게 감기어진 눈

 깡마른 어깨

새삼 이렇게 생겼었나 싶었다.


창으로 흘러들어오는 바람이 그 애를 쓰다듬었다.
햇빛은 그 애를 부드럽게 감쌌고 

운동장의 소음은 점점 작아졌다.

주위가 흐릿해지며

그 애는 점점 선명해진다.

갑자기 그 애가 현재로 다가온다.


하지만 나는 서툴렀고 열심히 그 애를 훔쳐보기 바빴다.

손에 땀이 배어나온다.
연신 손가락을 물어뜯다 울어버렸던 기억이 난다.

뒤늦게 눈을 뜬 너는 아무것도 모를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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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 첫눈에 반한다는 것일까 싶기도 해.

무엇을 봐도 연관짓고 실실 웃고 움찔하게 돼.

말풍선 처럼 하루종일 내 옆에 둥둥 떠다녀.

그냥 생각만 해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아니 이미 터졌어.

다 터져서 하나만 남았어.

그게 그렇게 떨리는 일일줄이야.

자랑하고 싶다가도 혼자만 알고 싶어.

아니 사실 나만 알고 싶어.

질투가 날 것 같아.

이렇게 사랑스러운 걸 .

다른이가 알게될까 두려워.

너무 잘나서 자랑스러운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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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려앉으면
나는 재빨리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가버린다.
두꺼운 이불을 꺼내 책상 밑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한참 어둠속에 숨어있다보면
쿵쿵쿵
온 방이 울린다.
​는 눈을 감고
오늘밤은 제발 무사히.
제발 아무일도 없기를.
문고리는 쉴 새 없이 달칵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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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이라도 잠자리에 뻗어 골아떨어질 것 같은데.
굳이 커피나 차를 한 잔 하는 것은
아마도​ 하루를 끝내기 아쉬워서가 아닐까.
매일 매일이 아쉽고 허무하고 한심해서
또는 잊고 싶지 않은 기억을 곱씹다가
끓이게 되는 물 한 컵.
한 잔, 바닥을 보일때까지 하루를 좀 더 연장해본다.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어 어둠속에 홀로 남겨져도
끝나지 않을 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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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박살내 조각내놓고
친절히 쓸어담아 다시 가루를 내주시네요.
목구멍에 울컥,
맹목적인 감정이 톡 하고 올라와요.
나는 제자리를 지킬 수 없어요.
나는 진정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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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했을 뿐이다.

내가 제일이라고.

너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너는 사랑스럽다고.

그렇게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줄 사람.

어느날 나를 막아선 투명한 막을 본 순간,

그것이 무척이나 힘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때, 모든 희망이 송두리째 잡아뽑히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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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는 사람들 틈 사이
익숙한 향이 숨어 들어왔다.
발이 묶인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내 낯이 멈춘 그 곳에 네가 있었다.
타인과 말을 섞는 너의 모습은 내 시선을 잡아채 고정시킨다.
마치 무성영화처럼 너는 쉬지 않고 벙긋대고
나는 그 위에 기억 속 다정한 네 목소리를 멋대로 입힌다.
너는 웃고있고 나는 너를 관람한다.
목이 잠긴 나는 너를 부르지 못하고 너는 멀어진다.
짧막한 영화는 결국 막을 내리고
네 향이 머문 자리 위로 내 하얀 숨이 흩어진다.

신발 밑창에 껌이라도 붙은 듯 발이 떼어지질 않는다.

나는 한참을 서서 짧은 숨만 간간히 내뱉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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