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책상에 엎드려 자는 그 애를 구경했었다.
곱슬거려 여기저기 뻗친 머리
까만 그 얼굴
쭉 찢어져 길게 감기어진 눈
깡마른 어깨
새삼 이렇게 생겼었나 싶었다.
창으로 흘러들어오는 바람이 그 애를 쓰다듬었다.
햇빛은 그 애를 부드럽게 감쌌고
운동장의 소음은 점점 작아졌다.
주위가 흐릿해지며
그 애는 점점 선명해진다.
갑자기 그 애가 현재로 다가온다.
하지만 나는 서툴렀고 열심히 그 애를 훔쳐보기 바빴다.
손에 땀이 배어나온다.
연신 손가락을 물어뜯다 울어버렸던 기억이 난다.
뒤늦게 눈을 뜬 너는 아무것도 모를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