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기울고

나는 스르르 황혼에 젖어든다.

나는 이곳에 서있다.

아직까지는.

결국 하늘은 빛을 잃었다.

나는 이곳에 서있다.

한 시간만 더 숨 쉬어야지.

한 시간만 더 눈에 담아둬야지.

한 시간만 더

한 시간만 더

한 시간만 더

정말 딱 한 시간만 더.

싸늘한 새벽  

나는 이곳에 서있다.


하늘은 다시 빛을 찾고 서서히 빛난다.

따스히 일렁이는 금빛에

얼음이 녹아 눈물이 흐른다.

나도 모른다.

왜 그리 따스한지.

정말 모른다.

그래 이것만 보고 가자.

진짜 이것만.

제발 이것만.

'소소한쥬씨 > 헛소리대행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2016.12.15
missing you  (0) 2016.12.13
머리를 묶다가.  (0) 2016.01.03
가을끝  (0) 2015.12.21
출근드라마  (0) 2015.12.14
2015의 끝이 다가오고 있어요!
지난 1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벌써 가물가물하네요ㅠㅠ
저는 연초부터 병원에 입원했었어요.
그리고 얼마전에는 일을 그만두었죠.
이번 해는 왜 이럴까 좌절도 했었어요.

해가 끝나가면서
'해가 뜨기 전 새벽이 제일 어둡다.'
라는 말이 생각나더라구요.
새해에는 좋은 일만 일어나겠죠?
나름의 희망을 가지고 연말을 보내고 있어요.

좋게 좋게.
사람이 어떻게 계속 내려가겠어요?
하다 못해 집에 가는 길도 작게나마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요.
그렇게 생각 하며 위로를 해봐요.
다음 해에는 조금이라도 올라가 보기를.



크리스마스네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특별한 느낌이 드는 그런 날이예요.

저는 최근 몇년동안 크리스마스에 일을 했어요.
시간이 가는 줄모르고 크리스마스 연말 연초를 정신없이 보냈었죠.

이번해는 특별히 쉬고 있어요.
이런게 백수의 특권일까요?
이번해는 가난해도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도 보내고 여유로워서 마음은 편해요.
오히려 돈을 벌 때 보다 행복하네요.
년도가 바뀌면 다시 일을 하겠지만요.
그래도 지금은 이 행복을 충분히 즐겨야겠죠?

잠이 오질 않는다.

쉼 없이 뒤척이다 지쳐버린 나는

조용히 이불속에서 고개를 돌려 창을 바라본다.

미동조차 없는 커튼사이로 새어나온 한줄기.

저것은 달일까 가로등일까.

한껏 데워진 이불이 답답해진다.

나는 사소한 궁금증을 핑계 삼아 몸을 일으킨다.

아아 역시 가로등이었구나.

괜히 서운해져 창문을 쓸어본다.

뽀드득 소리를 내며 그려지는 곡선사이로

보이는 그 곳은

모두가 침묵하는 고요한 세계.

열린 창문 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볼을 스쳐간다.

새벽 냄새 속에 겨울이 섞여 들어온다.

오소소 돋아오는 찬 기운에

두 팔을 감싸 안고

고요한 세계 속에 몸을 조용히 기대어

- 하고 입김을 불어본다.

뜨거운 내 숨은 길게 내뿜어져 마지막 가을을 맞이한다.

'소소한쥬씨 > 헛소리대행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2016.12.15
missing you  (0) 2016.12.13
머리를 묶다가.  (0) 2016.01.03
옥상에서  (0) 2015.12.30
출근드라마  (0) 2015.12.14


오늘 아침도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시작으로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간다.

조금은 늦은 아침. 오늘도 옆 동 아주머니는 먼저 서계신다.

말 한번 건네 본 적 없는 사이 그러나 나는 내심 알고 있다.

우리는 95분의 90번 파트너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가 도착했다.

나는 옆 동 아주머니를 정중히 에스코트하고

레드카펫이 깔린 길을 걷듯 우아하게 계단을 오른다.

옆 동 아주머니는 기사님 바로 뒤.

나는 내 예약석, 뒷문 쪽 2인용 의자에.

거친 시동소리와 달리 버스는 부드럽게 출발한다.

나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고 볼륨을 높인다.

오늘은 날씨가 좋네.

해도 쨍쨍하니 녹아드는 느낌.

-뽀얀 느낌, 얇은 쌍꺼풀, 오버사이즈 후드에 레깅스.

, 이거 나네.

누가 봐도 나네.

신발은 컨버스지만.

실실 실실 실없이 웃는다.

이건 딱 나인 것 같아.

혹시라도 날 보는 사람이 있을까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버스 안 이웃들 모두들 동상이몽 중.

하하 나랑 같네.

다시 고개를 돌리고 생각.

이 버스는 너와 만날 장소로 신나게 달리고 있고

조금 있으면 우리는 만나겠지.

익숙하지만 반갑게 우리는 포옹하고 마주보고 웃겠지.

그리고 말해줄거야.

네가 지금 부르고 있는 노래는 바로 나야.

따가운 가을 햇살 안에서 봄 내음을 발견한다.

입고 있는 옷에서도.

바람에 날리는 머리에서도.

내 귀에 흘러들어오는 이 노래에서도.

손가락을 피아노 치듯 무릎을 두들겨 본다.

그리고 눈을 감고 나는 미소 짓는다.

마치 내 모든 행복은 너와의 미래 속에 있다는 듯이.

눈을 뜬다. 아아, 익숙한 세상이 보인다. 이제 내릴 시간이야.

나는 너를 만나러 가듯 통통 가볍게 뛰어 내려 회사로 향한다.

안녕 이따 퇴근시간에 봐!

  


           -낸시

 

'소소한쥬씨 > 헛소리대행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2016.12.15
missing you  (0) 2016.12.13
머리를 묶다가.  (0) 2016.01.03
옥상에서  (0) 2015.12.30
가을끝  (0) 2015.12.21

요즘 연말이라 일하랴 모임가랴 정신이 없네요..

술을 좋아하지만 많이는 안마시는 편인데 어제는 오랜만에 많이 마셨네요

역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시간 가는 줄도 몰라서 계속 마시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이 많지 않은 지역에 사는지라 오랜만에 간 강남은 혼돈 그 자체 였어요 ㅠㅠ

친구들 손에 이끌려 정신 없이 여기저기 휩쓸려 다녔어요. 그래도 깔깔거리며 신나게 다녔죠.

모임도 좋고 반가운 사람들도 많지만 그래도 그 다음을 위해 술은 적당히 마셔야겠어요.

아 너무 즐거웠다!


'소소한쥬씨 > 소소한 조잘조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자서 자주하는 상상.  (2) 2016.01.20
하루하루가 정신이 없네요.  (0) 2016.01.15
주절주절  (0) 2015.12.31
정신없이 연말이 다가오네요.  (0) 2015.12.28
메리크리스마스☆  (0) 2015.12.2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