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네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특별한 느낌이 드는 그런 날이예요.

저는 최근 몇년동안 크리스마스에 일을 했어요.
시간이 가는 줄모르고 크리스마스 연말 연초를 정신없이 보냈었죠.

이번해는 특별히 쉬고 있어요.
이런게 백수의 특권일까요?
이번해는 가난해도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도 보내고 여유로워서 마음은 편해요.
오히려 돈을 벌 때 보다 행복하네요.
년도가 바뀌면 다시 일을 하겠지만요.
그래도 지금은 이 행복을 충분히 즐겨야겠죠?

책 추천 목록을 살펴볼 때면
자주 들어가 있는 책이죠.
보고 있으면 뭔가 마음이 울컥해요.
뭔가 짠한 마음이 계속 들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정말 글은 쓰기 나름이구나.
같은 상황이라도 생각하기 나름이구나.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아리송함이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것 같아요

저는 기억력이 나빠서인지 읽다가
다시 생각해보고 싶어
앞으로 돌아가 또 읽고 생각하고
다시 읽고 뒷장으로 돌아가 또 읽었었죠.
덕분에 한 시간정도면 가볍게 읽을 책을
세시간에 걸쳐 읽었어요.

나중에 한번쯤은
미래의 나에게
달의 바다 처럼 편지를 써보고 싶어요.

잠이 오질 않는다.

쉼 없이 뒤척이다 지쳐버린 나는

조용히 이불속에서 고개를 돌려 창을 바라본다.

미동조차 없는 커튼사이로 새어나온 한줄기.

저것은 달일까 가로등일까.

한껏 데워진 이불이 답답해진다.

나는 사소한 궁금증을 핑계 삼아 몸을 일으킨다.

아아 역시 가로등이었구나.

괜히 서운해져 창문을 쓸어본다.

뽀드득 소리를 내며 그려지는 곡선사이로

보이는 그 곳은

모두가 침묵하는 고요한 세계.

열린 창문 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볼을 스쳐간다.

새벽 냄새 속에 겨울이 섞여 들어온다.

오소소 돋아오는 찬 기운에

두 팔을 감싸 안고

고요한 세계 속에 몸을 조용히 기대어

- 하고 입김을 불어본다.

뜨거운 내 숨은 길게 내뿜어져 마지막 가을을 맞이한다.

'소소한쥬씨 > 헛소리대행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2016.12.15
missing you  (0) 2016.12.13
머리를 묶다가.  (0) 2016.01.03
옥상에서  (0) 2015.12.30
출근드라마  (0) 2015.12.14


오늘 아침도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시작으로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간다.

조금은 늦은 아침. 오늘도 옆 동 아주머니는 먼저 서계신다.

말 한번 건네 본 적 없는 사이 그러나 나는 내심 알고 있다.

우리는 95분의 90번 파트너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가 도착했다.

나는 옆 동 아주머니를 정중히 에스코트하고

레드카펫이 깔린 길을 걷듯 우아하게 계단을 오른다.

옆 동 아주머니는 기사님 바로 뒤.

나는 내 예약석, 뒷문 쪽 2인용 의자에.

거친 시동소리와 달리 버스는 부드럽게 출발한다.

나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고 볼륨을 높인다.

오늘은 날씨가 좋네.

해도 쨍쨍하니 녹아드는 느낌.

-뽀얀 느낌, 얇은 쌍꺼풀, 오버사이즈 후드에 레깅스.

, 이거 나네.

누가 봐도 나네.

신발은 컨버스지만.

실실 실실 실없이 웃는다.

이건 딱 나인 것 같아.

혹시라도 날 보는 사람이 있을까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버스 안 이웃들 모두들 동상이몽 중.

하하 나랑 같네.

다시 고개를 돌리고 생각.

이 버스는 너와 만날 장소로 신나게 달리고 있고

조금 있으면 우리는 만나겠지.

익숙하지만 반갑게 우리는 포옹하고 마주보고 웃겠지.

그리고 말해줄거야.

네가 지금 부르고 있는 노래는 바로 나야.

따가운 가을 햇살 안에서 봄 내음을 발견한다.

입고 있는 옷에서도.

바람에 날리는 머리에서도.

내 귀에 흘러들어오는 이 노래에서도.

손가락을 피아노 치듯 무릎을 두들겨 본다.

그리고 눈을 감고 나는 미소 짓는다.

마치 내 모든 행복은 너와의 미래 속에 있다는 듯이.

눈을 뜬다. 아아, 익숙한 세상이 보인다. 이제 내릴 시간이야.

나는 너를 만나러 가듯 통통 가볍게 뛰어 내려 회사로 향한다.

안녕 이따 퇴근시간에 봐!

  


           -낸시

 

'소소한쥬씨 > 헛소리대행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2016.12.15
missing you  (0) 2016.12.13
머리를 묶다가.  (0) 2016.01.03
옥상에서  (0) 2015.12.30
가을끝  (0) 2015.12.21


좋은 영화는 언제 만들어진 것 상관 없이 언제 봐도 좋은 거 같아요

오랬도록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예술은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트루먼쇼 역시 사람들이 많이 추천하고 좋아하길래 주말에 시간내서 봤더니 오- 역시 

지루하지 않게 긴장감을 가지고 쭉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옆에서 같이 보던 남자친구는 분노의 연속..ㅋㅋㅋ

"와 어쩜 저래? 다들 너무해!!" 하고 발을 동동 구르더군요.


저는 여태 짐 캐리란 배우를 마스크의 '초록얼굴 아저씨' 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트루먼 쇼를 보고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어요.

짐 캐리는 '트루먼' 그 자체 였습니다.

발랄하고 익살스러운, 그리고 초조해하면서 혼란스러워 하는 트루먼이 너무 안쓰러웠어요.


다 본 후의 생각: 트루먼의 뒷이야기가 궁금하다!!!

                  짐 캐리는 잘생겼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