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부과에 갔다왔다.
열통터지고 돌아왔다.
-어디가 불편하셔서 오셨죠?
-피부에 트러블이 너무 많이 나요.
(빛을 얼굴에 갖다댐.)
-그렇게 심하진 않은데요.
-간지럽고 따가워요. 종종 곪아서 터지기도 하는데.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생리 전후로 그럴수도 있구요.
-이렇게 된 지 거진 반년넘어가요. 지금은 다 터져서 흉이 많이 졌어요.
-딱히 이유는 없는데. 연고 처방해드릴까요?
-아니 뭐.. 혹시 다른 방법들은 없나요?
-약을 먹거나 시술을 받는 방법이 있어요. 시술 담당자에게 연결해드릴까요?
-일단 문제가 뭔지 어떤 상태인지 알아야 뭘 할지 결정하지 않을까여?
-앞서 말씀 드렸잖아요?
-아니.. 자세한 설명을 들어야 뭘 할지 감이 잡힐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약 처방해드려요?
-그럼 시술은 어떻게 해야하나요?
-일단 시술을 받겠다고 하셔야 안내를 해드릴 수 있어요.
-뭔지도 모르고 시술을 받아요?
-그럼 일단 연고를 발라보세요.
-하.. 그럼 이 트러블들이 좁쌀인가요 화농성 여드름인가요? 모낭염은 아닌지..? 아님 기초를 바꿔야하나요?
-여드름이고 약바르면 됩니다. 좁쌀도 좀 있네요. 모낭염과 기초에 대해서는 시술 상담사가 해드립니다.
아니... 의사선생님.. 제가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얘기가 듣고 싶어서 병원을 간 것이 아니잖아요...
정확히 이것들이 어떤건지 알아야 뭘 사다 바르던... 시술을 받던 결정할 것 아닙니까..
이러저러한 이유때문에 시술이 필요하다고 하면 받겠지.. 무조건 시술 상담에게 가라고만 하시면...
피부과는 원래 이렇게 진료하나? 시술 상담사에게 가야했던건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이라는 식의 말투와 왜 자꾸 물어보냐는 식의 태도 때문에 더더욱 빈정이 상함.
아니.. 뭔 줄 알아야 시술을 받던가 약을 사먹던가 하죠... 지식인에 피부사진 찍어 올리는 게 더 낫겠다.
시술 받게 되믄 점도 같이 뺄까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감.
피부과에서 주는 연고를 받아들고 집에 왔는데
집와서 보니 아씨. 연고 아니잖아. 트러블 스팟 젤이었음. 연고와 화장품은 차이가 크지 않나..?
이걸 피부과 가서 살거였음 그냥 올리브영 갔다고. 아저씨 지금 저한테 화장품 판매만 하신건가요?
병원의 처방이 필요해서 갔는데 가서 화장품만 사고 돌아온 꼴이다.
막상 받아왔지만 믿음이 안 가서 섣불리 못쓰는 중.
흉진데에 발라도 안되고 곪은 곳에 쓰는 것도 아니고 좁쌀에 쓰는 것도 아니고 정말 이제 막 올라온 여드름에만 바를 수 있는 스팟젤임. 5분 남짓한 대화에서 뭘 알 수 있겠느냐만... 그래도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
저번에 옆집 피부과에서도 얼굴도 제대로 안 보고 화장품 팔아재껴서 그거 쓰고 얼굴 다 뒤집어 졌는데
내가 이걸 또 당했네 또 당했어. 다신 이 동네에서 병원 가나보다. 진짜.
그냥 기초를 바꿔야겠다. 내가 뭘 알고 싶어서 간 건지.
2.
기초를 알아보는데 참고용으로 뷰라벨을 봄. 그 중 끌리는 것이 생겼는데
그것은.. 이즈앤트리 토너.
친구 중에 이거 괜찮다는 애들이 꽤 있었음. 스쳐 지나가듯 나왔는데 나름 이름이라도 익숙하다고 저게 눈에 띈다.
추천템으로 선정된 것은 아니지만 순하고 건성에도 좋다니까 좀 혹함.
인터넷 후기보려고 네이버 이미지를 보는데,
거기서 민혁이 네가 왜 나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 아직 내가 보지 못한 브이앱이 많아서 아직 못 본 영상이 많음.
이 영상 또한 그런 영상 중 하나인데.. 미냑의 브이앱... 그것은 뜻밖의 겟잇뷰티....
이민뭉의 짧은 겟잇뷰티가 포함된 브이앱 http://www.vlive.tv/video/35800
오 가격 얼마 안 한다. 일단 산다. 맞으면 개이득 안 맞으면 잠시 눈물훔침.
그렇게 순조롭게 11번가 VIP로 향하는 계단 하나를 또 쌓음.
어 저거 셀라피 저거 융융이 저번에 올리브영에서 엄청 추천 해줬던건데..!!
일단 앞서 주문한 오일과 방금 주문한 토너가 오면 써보고 저걸 추가해보든가 해야겠다.
두개만으로도 충분하면 이것만 써야지.... 그래도 건조하면 추가해야겠다.
피부과 연고는 절대절대 안 쓸거야. 다른 스팟 제품 살거야. 여드름은 케어존이 최고.
3.
티파니 언니의 전신 30분을 한 지 며칠 안 된 것 같은데 뱃살이 많이 사라짐.
역시 티파니 언니...!!
근데 뭔가...엉덩이도 같이 사라진 느낌.... 미묘하게 작아졌단 말이지..
안 돼... 엉덩이 키울거야.. 무럭무럭 키울거야...
댜니는 언니 살 빠지면 병원 가봐야 하는거 아니냐고 엄청 걱정함.
하지만 체중계 숫자를 보고 안 가도 될 것 같아.. 하고 쭈그러듬.
배는 많이 사라졌는데 빠진 건 1키로ㅋㅋㅋㅋ 이거 밥 두끼 안 먹고 잠만 자면 사라지는 몸무게 아닙니까/
4.
요즘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멀리는 아니고 그냥 오후에 슬그머니 나가서 꽃이 많은 곳을 둘러보고 따뜻한 햇살을 쬐며 앉아있고
크레페 하나 손에 들고 정처없이 돌아다니고 싶다.
그리고 저녁 일찍 미리 예약한 호텔로 돌아오는거야.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욕조에 몸을 뉘이고 찰방거리고
머리를 말리고 좋아하는 향수를 뿌려.
그리고 치킨에 맥주를 한 잔 하는거지.
그리고 아. 행복하다. 하고
무겁지만 부드러운 이불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잠이 들거야.
정말이지. 너무 완벽하다.
5.
최근 낯선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낯설지만 안전하고 괜찮은 사람.
요즘 세상에 낯설지만 위험하고 별로인 사람들이 태반이라
낯선 사람에 대한 나의 로망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6.
그나저나 나 오늘 택배 보내야 할 것 있는데 까먹고 안 가져옴.
편의점이 바로 옆인데.. 집에 갔다 다시 나와야해...
집에서 편의점 오는거 걷고 버스타고 해서 30분이나 걸리는데..
내가 택배 나부랭이 때문에 1시간을.... 어휴.....
집에 들어간 김에 점심먹고 나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