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불이었다.

순식간에 타올랐고

재가 되어 먼지로 흩어졌다.

그렇게 애초에 없던 것처럼 사라졌나 싶었는데,

까만 그을음이 남아

우리가 여기 있었다 말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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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래를 듣다보면 못 알아듣는 것이 태반이라도 한 두개씩 귀에 걸리는 단어들이 있다.

일본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밴드도 있고 가끔 애니를 보다가도 오프닝 정도는 들으니까.


혼자가 아냐. 우리는 같이 있어. 희망을 잃지마.~를 향해 걸어가자.

이런 가사를 많이 듣게 되는데.

음. 음악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고 생각하던 차에 저 가사들을 들으니


요즘은 혼자 있고 싶지 않은데 혼자 있게되는 사람이 많구나 싶었다.


아무리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가끔은 외로울 때가 있는데

이게 누군가와 함께하거나 무언가의 목적 달성, 좋아하는 것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요즘 삶이 녹록치 않아 사소한 즐거움마저 즐기기 힘든 때가 온다.

외로움이 채워지기가 쉽지 않을 때,

 그 정서를 담은 노래들이 듣는 우리에게 바쁜 삶 속에서 이런 위로들을 흘려듣기라도 하라는 건가 싶다.


라는 것은 설거지 하는데 세카이노 오와리 RPG가 나오는데 저 중 세가지가 나와서 드는 생각.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 몇몇 노래는 듣다보면 세상. 멸망. 다 썩음. 죽어버렸어. 이런 가사도 심심치 않게 들려옴.

정말이지 산다는 것은 여러모로 힘들고 고단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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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멈추는 법이 없고 해는 여지없이 저문다.

저물어가는 그 빛 속에서 너의 웃음이 흐릿해지고

그런 너를 볼 때 어딘지 모르게 울렁거림을 느낌다.

만약에 말이야.

나도 같이 웃는다면 네가 좀 더 선명해질까.

머뭇거리는 입꼬리.

답은 정해져 있지만 쉽게 대답할 수 없다.

네가 이 울렁거림을 알아차릴 것 같아.

노을과 같은 찰나일까.

해가 지면 길을 잃으려나.

네가 북극성이었으면 싶다.

너는 내가 가야할 길을 알려주는 별.


아직 해는 지고 있고 너는 사라질 듯 웃고있다.

네가 북극성이라면

 나 또한 너의 옆,

 별자리가 되고 싶다.

너를 따라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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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할 일은 다 못 했어도
하고싶은 일은 다 한
사랑스러운 기분이 드는 밤.
오늘은 잠자리가 포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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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조금씩 오다말다 하던 눈이 저녁에 제법 쌓였다.

눈을 밟을 때 뽀드득- 하고 눈이 뭉쳐지는 소리가 좋다.

산책할 때마다 귀에서 한번을 떼지 않던 이어폰이 오늘은 주머니 속에 그대로다.


뽀드득 뽀득

내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소리의 존재는 내 걸음을 선명히 깨닫게 해준다.

눈을 찾아 걷는다.


신발이 젖는 줄 모르고 그렇게 한참을.

벌겋게 얼어붙은 손을 부러 모른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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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내일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오늘이 빨리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며.

내가 그렇게 간절히 바라는 내일도 결국 오늘이 될 텐데.

나는 오늘을 잊은 채

내일을 향해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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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시골길. 한쪽으로는 강이 흐르고 산이 배경이 되는 곳.

차가 없는 한적한 도로를 나는 혼자 걷고 내 일행은 차를 타고 가고 있었다.

차는 내 걷는 속도에 맞춰 가고 나는 두런두런 얘기를 하며 걸었다.


저 멀리 강가에 어떤 남자아이가 서있다.

나는 얘기를 하며 걷는 내내 이유도 모른채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머리를 계속 넘기고 얼굴을 쓸어 내리면서도 남자아이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남자아이가 돌연 강가로 뛰어내린다.

나는 지체없이 남자아이에게로 달렸다.

급한 뜀박질에 발이 엉켜 넘어져도 멈출 새가 없었다.

그리고 강물로 풍덩, 하고 뛰어들었다.

나는 물 속의 남자아이를 껴안고 까무룩 정신을 놨다.


눈을 떠보니 건져 올려진 것은 나 혼자.

모두가 그 아이를 보았지만 물 속에서 찾은 건 나 하나.

일행 중 누군가가 나의 까진 손바닥에 꽃을 피워 상처를 지웠다.

그리고 나는 다시 잠들었다.


그 곳은 큰 호수.

물이 맑아 안이 훤히 보였다.

호수 안. 유영하는 많은 물고기들.

그 중 눈에 띄는 파란 물고기와 금빛 물고기.


나는 금빛 물고기를 잡아야 했다.

물을 헤치고 들어가 금빛 물고기에게 손이 닿으려는 순간,

파란 물고기가 내 손을 쳐냈다.

나는 파란 물고기를 밀치고 금빛 물고기를 쫓는다.

금빛 물고기는 닿을 듯 닿지 않는다.

파란 물고기는 내 옆에 붙어 나를 성가시게 했다.

나는 무시하고 금빛 물고기만을 쫓는다.


드디어 내 손에 금빛 물고기를 담았다.

그러나 금빛 물고기는 내 손안에서 까맣게 물들었다.


그리고 내 옆을 지나가는 또 다른 금빛 물고기.

나는 금빛 물고기였던 까만 물고기를 놓고 다시 쫓는다.

여전히 따라오는 파란 물고기.

이번엔 얼마 지나지 않아 금빛 물고기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그도 하얗게 변해버린다.


그리고 또 다시 나타나는 다른 금빛 물고기.

나는 그곳으로 날아간다.

발 아래 깔린 그림자를 파란 물고기가 따라 붙는다.

나는 꿈 속 내내 금빛 물고기를 쫓았다.


화는 나지 않았다. 서운하지 않았다.

간절했다.

나는 내내 간절했다.


그리고 우리집에서 눈을 떴다.

이불을 정리하는데 눈 앞에 금빛 물고기가 떠다닌다.

익숙한 멜로디도 떠다닌다.

잊으면 안될 것 같아 나는 쉼 없이 되뇌었다.


그리고 나는 마지막으로 눈을 떴다.

금빛 물고기는 더는 보이지 않았고 멜로디는 머릿속에서 흔적을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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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을 자주 꾸는 편이다.

꿈을 연달아 꾸거나 몽중몽을 꾸는 것은 이제 빈번하다.

특히 몽중몽은 잠을 잔 것 같지가 않아 하루종일 피곤하다.

꿈을 연달아 꾸면 마음이 혼란스럽고

몽중몽을 꾸면 허무해 하루종일 무기력하다.


전날 EBS 명작극장에 왕의 남자가 나오길래 새벽까지 보고 잤더니

잠을 두시간 밖에 못잤다. 하루종일 몽롱했는데 억지로 일을 버티고 

일요일에 가지 못했던 미용실을 들렸다. 드라이 할 때 결국 졸았다.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쓰러졌는데

눈을 뜨니 더욱 몽롱했다. 이것도 꿈인가 싶더라.


곰곰히 꿈을 되풀이 해본다.

꿈속의 나는 현실의 나보다 용감했고 과감했으며 끈기가 있었다.

그리고 뒤늦게 조금 억울해졌다.

아니 나는 꿈속에서도 원하는 것을 갖질 못하냐.

간절해도 결과를 얻지 못한 일들 투성이다.


아. 속상해.

나는 꿈속의 나보다 옹졸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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