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목요일의 일이었다.
알바가 끝나기 4분전.. 댜니에게 문자옴.

수요일에 미와 병맛과 노느라 심신이 상당히 지친상태.
사실 조금 망설였음... 전날 스크린 야구장에서 신명나게 팔을 휘둘렀더니
팔 상태가 말이 아니었음... 혼자 음료 뚜껑을 못 열 정도...
두시간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오랜만에 게임하자고 한 건데 거절하기 뭐했음.
사실 게임도 사고 레벨도 100은 넘었던 것 같은데 댜니랑 하려고 지움.
댜니가 고렙은 부담스럽다며... 아니... 이거 고렙 아녀....그래도 레벨이 얼마 안 되어서 아깝진 않았음.
한 두 달에 한 번씩만 피방을 가기 때문에 둘 다 아직도 쪼렙임. 50도 안 될 걸.
그리고 구입한 게임은 내 계정에서 썩고 있음. 막상 사니까 재미없어...
우리는 오자마자 음식을 마구 시킴.
솔직히 사람 많은 시간이었으면 일하시는 분 엄청 짜증났을 것 같아...
(피방알바 3년 경력의 의견 : 사실 한가해도 이렇게 시키면 귀찮음.)
평일 한시라서 마음놓고 시켰다.

댜니는 짜파게티를 냠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먹으러 왔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양이 좀 적었어. 저건 간식이잖아여... :(
고구마 치즈 스틱 맛있음. 구황작물 최고.
댜니가 저렇게 찍어놓고 자기 sns에 올리며 나한테 돼지라고 함.
내가 네 입에 넣어준 치킨너겟과 스틱들은 뭐지...?
더 시켜 먹을려다가 너 너무 재미있게 하는 것 같아서 참았단말야ㅠㅠ
댜니는 쫄보이기 때문에 인공지능하고만 싸움ㅋㅋㅋㅋㅋㅋ
꼴에 또 늘었다고 고수하고만 싸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사실 나도 빠대만 하고 경쟁전 안 함ㅋㅋㅋㅋㅋㅋㅋ 댜니보다는 덜 쫄보지만 쫄보임ㅋㅋㅋㅋ
빠대에서도 욕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경쟁전에선 얼마나 더 많을까.
경쟁을 상당히 싫어하는 편.
2.
세시간 충전해놓고 다 쓰고 나옴.... 게임할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나오니까 눈이 너무 아팠다.
졸리고... 또 졸리고.... 엄청 졸리고......
댜니 짐은 너무 많고.... 다이소에서 그릇 좀 그만 사... 금방 닳아버린다고ㅠㅠㅠㅠㅠ
자기는 금방 질려서 괜찮다고 결혼하면 좋은 거 산다고 했다.
장도 이것저것 봐왔네... 너 이거 같이 들려고 나 부른거지...?

<system : '댜니' 님이 일용할 양식을 지급했습니다.>
적당한 보상은 소소를 너그럽게 만들지.
내가 백날천날 폰타나로 파스타를 만들어 먹어봐라... 댜니가 해준 파스타가 최고임.
댜니가 친구에게 직접만든 사과잼을 받았다며 냉동실 구석에 있는 호밀빵도 꺼내주심.
오...호밀빵... 다이어트를 하는 댜니 전용 음식인데...치즈도... 감덩....
소소 : 근데 있잖아. 다이어트 한다면서 오일파스타 먹어도 됨?
댜니 : 올리브오일이라 괜춘 ㅇㅇ.
소소 : 누군가 말했지. 코끼리도 초식 동물이라고.
댜니 : 언니 지금 배가 덜 고픈가봐?
3.
우리 자매가 싸운 적이 있던가. 사실 기억이 잘 안난다.
작게 투닥거린 적은 있어도 크게 말다툼 한 적은 없는 것 같아.
사실 댜니는 좋은 동생이기 때문에 애초에 내가 속상할 일이 없다.
아. 밖에서 술먹고 연락 안 되믄 너무 걱정된다.
이건 나중에 얘기할래. 댜니는 일년에 한번정도 술먹고 연락이 두절됨. 여기에 기록을 남기겠어.
암튼 내가 댜니보다 나은 것은 술버릇이 좋다는 것 외엔 없을 것이다.
댜니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부지런하다. 본인 할 일은 똑부러지게 찾아내서 하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부럽기도 하고. 왜 같은 자매인데 나는 이렇게 게으르지.
근데 나 어제 서운했어.
아니 효리네 민박 보는데 윤아가 일을 너무 잘해.
둘이 와.. 윤아 예쁘당... 일도 잘한당... 하고 감탄하면서 보고 있는데,
댜니 : 언니. 윤아가 언니랑 동갑이야.
소소 : 오~ 그래? 나보다 어린 줄.
댜니 : 나도 윤아같은 언니 있었음 좋겠다. 돈도 잘 벌고 예쁘잖아.
나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내가 많이 모자란 언니인 것을 아니까.
열등감이 얼마나 흉한지 알면서 주제에 열등감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것도 짜증나고.
나는 나대로 즐겁게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다른이가 보기엔 아닌가 싶고...
그래도 너는 내 동생인데... 조금 미웠어.
여기서 서운하다고 하면 얼마나 없어보일까ㅠㅠㅠ 댜니는 민망하고 미안해 하겠지.
근데 서운하고ㅠㅠㅠㅠㅠㅠ 찌질한 언니는 결국 티를 내고 맘.
소소 : 너랑 안 놀아.
댜니 : 뭔데 갑자기.
소소 : 몰라 너 미워.
댜니 : 이건 또 무슨 지랄이시지?
소소 : 오늘은 지랄이라고 하지마. 나도 언니거든.
댜니 : 언니는 꼭 잘 놀다가 혼자 정색하더라.
댜니는 내가 무엇때문에 기분이 상한지 모른채 어리둥절함.
아니 내가 갑자기 이러겠냐고. 기분은 상하는데 네가 동생이라 뭐라 못하는거야.
전에 첫 퇴원 후 다니던 직장에 사직서를 낸 날 이었나...
기분이 안 좋은 상태로 빨래를 개는데 댜니랑 장난치다가 뭐였더라 댜니가 한 말에 운 적이 있었다.
'언니는 지금 빨래만 갤 수 있잖아. 뭘 하겠다고.'
암튼 이런 류의 말이었는데 엄청 속상해서 방으로 들어가 울었다.
원래 잘 우는 편이 아니라 가족들 조차도 내가 우는 모습을 본 것이 손에 꼽는데 내가 울어버리니
댜니가 당황해서 같이 울어버림. 언니 내가 미안해. 내가 나빴어 하고.
그때 이후로 댜니가 내 눈치 보면 그게 그렇게 신경쓰일 수가 없음.
오랜만에 댜니에게 서운함이 느껴져서 조용히 방으로 들어와 드러누움. 힝입니다.
너 진짜 한번만 더 나한테 나쁜 말 해봐 핵꿀밤 때릴거야 진짜. 나 한 주먹 하거든...?
댜니 : 언니 뭐가 그렇게 속상해- 죠리퐁 먹고 기분 풀엉~
잠깐 밖에 나갔다 온 댜니가 죠리퐁을 사다주며 안아줌. 내가 오늘만 참는다.
그래도 쪼잔해 보이니까 왜 서운한지는 말 안 할거야.
언니가 열심히 운동하고 약 잘 먹어서 빨리 나아져서 너 맛있는 거 많이 사줄게.
돈 많이 벌어서 머신건으로 애들 용돈줄거야. 크...멋있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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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댜니가 쉬는 날은 내가 낮잠을 조금만 자는 날임. 그리고 더 격렬하게 운동하는 날.
댜니가 이틀연속 쉬는 날이라 그 다음날도 티파니 30분 운동을 같이 조짐.
소소 : 야 이걸 꼭 나랑만 해야해? 혼자서 좀 해.
댜니 : 언니 하는게 웃겨서 그거 보다보면 계속할 수 있어.
소소 : 썩... 좋은 이유는 아니군.
씌익씌익 쇳소리를 내며 운동을 마침. 댜니는 뭔가 부족해보임.
소소 : 야 그럼 춤이라도 따라해볼까? 요즘 10키로 빠지는 춤 그런거 있던데.
댜니 : ㅇㅇ 함 해보자.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를 하기로함.
그리고 우리는 전주에서 전멸함.
아니... 노래는 시작도 안 했는데 턴만 세번하기 있습니까...?
나는 멀미가 났고 댜니는 몸이 안 따라줌.
옆에서는 막내가 하찮다는 듯이 지켜보고 있음.
소소 : 야 임마 너는 이런 거 안 할 줄 알지?
댜니 : 저거저거 아직 MT도 안 가봐서 그래.
소소 : 너 임마 이런거 미리미리 준비해라 임마. 요즘 유행하는 노래 뭐 있냐?
댜니 : 지 좋아하는 지성이네 걔네 그룹하라 그래.
소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댜니 : 언니는 몬스타엑스나 추시지. 그렇게 좋아하신다면서.
소소 : 안 돼... 넘나 어려워... 내가 안 해본 줄 아나.
댜니 : 그걸 또 그새 해봤어? 아이고... 가지가지한다...
소소 : (외면)
댜니 : 걔들이 언니 이러고 사는 걸 알아야 할텐데..
소소 : 알면 큰일나지.... 창피해서 창문깨고 뛰쳐 나갈거야...
결론 : 다시 만난 세계는 전주만 배움.